두 해 전에 내가 사는 곳에 수해가 나서 타던 자동차가 물에 잠겨 폐차를 했다. 새로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하고 그 때부터 뚜벅이가 되어 걸어 다녔다. 내 직업은 사람 만나는 일로 이동이 잦다. 몸이 불편한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해소되었지만 차 없이 다녀야한다는 마음의 짐은 여전히 나를 무겁게 했다.아파트 평수와 어떤 자동차를 타느냐에 따라 사람살이의 수준을 결정하는 한국문화에서 십여 년 자가운전을 하다 걸어 다니는 나를 보며 어찌 생각할까 싶어 큰 길을 멀리하고 골목으로 다니고 기본요금 거리도 택시를 타며 사람들에게 내 모습을 감추곤 했다.한참을 그렇게 지내던 중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자가용을 어찌했는지 모르지만)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을 매일매일 SNS에 올리는 모습

우리 고장, 서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총 망라하여 지난 15년 동안 주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었고, 때로는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면서 주민의식 함양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항상 주민의 편에 서서, 주민과 함께하는 정론을 펼치면서 군정을 펼치는 위정자들에게는 위민(爲民)의 정신을 일깨우게 하였으며, 공정하고 청렴한 공직기강의 풍토를 조성하게 하는데 선봉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뉴스서천이 있었기에 재내외(在內外) 서천인들은 서천에 대하여 관심과 사랑을 품을 수 있었다. 뉴스서천을 통해 모든 서천인들이 애환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며, 근심과 기대감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또한 모두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가면서 우리 고장, 서천의 발전을 주도해온 것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뉴스서천은

거적만 걸치고 원주민들과 호주의 사막을 횡단하던 미국인 의사는 어떤 지역에 이르렀을 때 몸에 집요하게 들러붙으려는 파리 떼에 곤혹을 치러야 했다. 목을 움츠리고 팔을 아무리 휘둘러도 소용없었는데, 저런! 원주민들은 달랐다. 파리가 앉도록 땀에 젖은 몸을 최대한 펼치는 게 아닌가. 핥을 곳을 더 찾지 못한 파리들이 휑하니 사라지자 그들은 편안하게 길을 나섰다고 말로 모건은 《무탄트 메시지》에서 술회했다.우리는 파리가 그 알량한 주둥이로 핥는 음식이 아까워 손을 내젖는 건 아니다. 어려서부터 파리가 병균을 옮긴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습관으로 위생적 내색을 한다기보다 기분이 나쁜 탓일지 모른다. 식구와 함께 먹고자 차린 음식에 파리가 날아와 앉으면 음식이 아무리 정갈해도 지저분해 보이지 않던가. 파리가 옮기는

어떤 관계를 맺고 성립되려면 신뢰의 바탕이 있어야 이루어진다.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떠한 관계가 이루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계속 지속되지 못하고 불신의 골만 남는다. 신뢰란 인간관계에서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 간에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믿음과 신뢰가 구축될 때 존경할 수도, 존경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회 지도층이라는 정치인과 존경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언행과 행동을 보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려는 언행일치(言行一致)가 아니 되고 상황에 따른 궤변만 늘어놓으며 자신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상대가 진실하다고 믿으며 서로의 관계 설정이 진실 되고 정당하다고 느낄 때 신뢰가 싹틀 수 있는 것이다. 감언이설(甘言利說)로 포장하거나 임기응변(臨機應變)으로

그게 4월16일이던가. 벌써 넉 달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여객선이 침몰하고 수백의 인명이 바다 속에 잠기던 그 날로부터. 그 사이에도 팽목항에는 팽목나무 꽃 하얗게 피었다 지고, 소리소문 없이 안타까운 여름이 지나갔다.이제 처서도 찬이슬이 내릴 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직도 이 참사의 수렁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최초 수몰됐던 3백4명 가운데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그 실종자조차도 다 건져내지 못해 아직도 10여명 실종자의 가족들은 찬 바람 부는 바닷가에서 노숙 중이다. 자그마치 다섯달째다.진상규명도 책임규명도 아직 멀기만 하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달라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국회 밖에서, 청와대 밖에서, 공허하게 맴돌고만 있다. 특별법을 요구하며 단식에

부여 낙화암에서 바라보던 백마강은 금강의 한 구간이다. 강가의 넓은 모래가 절경이던 백마강은 지금 없다. 금강이 생긴 이래 흐르고 흘렀던 모래를 굴삭기로 퍼올려 강가에 쌓아놓고 대형 보로 가로막자 수많은 전설을 품고 흐르던 백마강은 썩어가고 있다. 낙동강과 한강도 마찬가지다. 영산강도 그 모양이지만 새로 출범한 지방자치단체장이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으니 달라질 가능성이 생겼는데, 지난 정권의 ‘4대강 사업’은 사람이 정착하기 훨씬 전부터 굽이치던 투명한 강을 썩어문드러지게 만들었다.썩어문드러진 모습은 괴기스럽기 짝이 없다. 수온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부터 녹조가 덕지덕지해진 강에 흉측한 생물이 나타나 보는 이를 경악하게 한다.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그 생물은 큰빗이끼벌레. 정체되어 썩어가는 강물의 바위

A에게는 아내 갑과 자녀 을, 병이 있는데, 을은 A가 사망하기 전 5년 전에 사망했고 슬하에 자녀 정이 있다. A는 A의 재산 7000만원 중 사망하기 1년 전에 평소 A가 어여삐 여기던 막내 병에게 5000만원을 주어 사망 당시 남은 재산은 2000만원뿐이었다.이에 아내 갑은 막내인 정에게 ‘아버지가 살아 생전에 너에게 많은 돈을 주었느니 일부 돈을 좀 달라’고 하였고 이에 재산문제로 가족간에 다툼이 발생하였다. 만약 이 사건이 법정에서 서면? 사망한 자가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아내와 자녀가 상속인이 되고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아내와 부모가 상속인이 되며 그 다음 순위로 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인척이 상속인이 된다. 상속분은 특별히 유언이나 상속분할 협의가 없으면 아내는 1.5이고 자녀는 1이다. 공동

피노키오는 제페트 할아버지가 만든 나무인형이다. 파란머리 요정이 청개구리 같은 말썽꾸러기 피노키오에게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게 하는 마법을 건다. 피노키오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요정의 도움으로 생명을 가진 착한 어린이가 된다는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을 들려주며 엄마들은 거짓말은 절대 나쁜 거라고 가르쳐왔다.1997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는 사람이 하루에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하는지 20명의 몸에 소형 마이크를 부착하고 조사했다. 8분에 한 번꼴로 하루에 200번 거짓말을 한다는 놀라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를 놓고 얘기하자면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그리 걱정할 수준이 아니고, 거짓 없이 살려고 노력하는 나는 거짓말쟁이다.어찌 사람만 거짓말하겠는가, 국가도 거짓을 말하며

두 번째 시집을 뒤적거렸다. ‘어느 날 저녁’이 눈에 들어왔다. 석·박사 공부하던 시절에 쓴 시였다. 퀴퀴한 전셋집 지하실 방에서 쓴 시로 기억된다. 좋은 시는 아니나 그 때의 나를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 애착이 가는 시이다. 막 구석으로 달아나는 바퀴 벌레 몇 마리/식탁엔 아침에 먹다 덮어놓은 김치 자반 그리고 멸치조림//우리 식구 이름으로 된 고지서를 받고 싶다/내 이름으로 된 문패를 달고 싶다.//그리구서 아내는 집에서 내 옷도 받아주고 넥타이도 챙겨주고/현관 앞에서 아침 손도 흔들어 주고 그런 평범한 남편 대접도 받고 싶다//아내가 돌아오지 않는 아무도 없는 저녁/도심에도 풀벌레들이 몰려와 그렇게도 울어댄다//저녁 햇살을 반짝이며 고향에는 빨간 감들이 익고 있겠다/울타리엔 고추 잠자리 몇

지난 7월 1일, 1년 넘게 공석으로 비워둔 충청남도 교육감 자리에 신임 교육감이 취임하였다. 교육계에 부끄러운 역사 한 장면을 장식하고, 그 오물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충남교육은 발버둥쳐왔다. 충남교육에 오물을 뿌린 당사자들은 교도소에 들어가 있거나 숨어있다 보니, 누구 하나 나서서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충격을 당한 충남 교육가족들은 자신에게까지 왜 오물이 튀어야만 하는 줄도 모르고, ‘회개하라. 오물을 뒤집어쓰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와 함께 ‘청렴’표 목줄에 묶인 채, 끌려다녀야만 했다.충청남도교육청은 10여 가지의 평가항목을 만들어서 5등급으로 분류하고 지시 이행을 잘 하면 청렴도 우수로, 잘 따르지 않으면 미흡으로 측정하였다. 이에 따라 미흡을 받은 학교는 여러 가지

‘채식주의자’까지 아니지만 여지가 있으면 피해온 지 만 10년이 훌쩍 넘었다. 물고기는 여전히 즐기고 가끔 낙농제품도 먹으며 김밥이나 짜장면에 들어간 고기를 골라내지 않으니 고기를 철저히 사양하는 건 아니다. 내색하기 싫어 고기집이나 설렁탕집에 어울릴 때 가끔 입으로 들어오는 고기가 있지만, 예전처럼 반기지 않는다.무사 계급 이외에 고기를 먹지 못한 일본에 채식 위주로 메뉴가 많을 텐데, 의외로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은 없다고 한다. 우리도 비슷하다. 채식주의자들이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식당 이외에서 완전한 채식 메뉴를 찾기 어렵다. 일본처럼 백성에게 고기를 금지하지 않았어도 평소 푸성귀 위주로 먹어왔던 우리에게 어느새 육식이 자유로워졌는데, 그 때문일까? 채식 고집하는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72일이 지났다. 수학여행에 나섰던 아이들이 바다 속에서 하나씩 주검으로 돌아오던 참혹한 시간들도 두 달을 넘겼다. 진도 팽목항만이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매일 매일 뉴스에 눈을 박고 가슴 쥐어뜯던 시간도 느리게 흘러갔다. 꽃처럼 예뻤던 아이들의 슬픈 죽음과 사연들도 가슴 속에 응어리로 쌓였다. 아직도 바다 속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1명의 사람들, 뼈라도 만나게 해달라는 가족들의 처절한 외침에 ‘살아지는 일상’조차 미안할 뿐이다. 밥을 먹기도 미안하고 편한 잠자리에 눕기도 미안하고 아이를 안아주기도 미안한 그 시간들이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고통스럽게 흘러왔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를 더욱 견딜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산 채로 수장시켰다는 죄책감

이런 얘기도 옛날 얘기가 될 수 있을까. 어언 백년도 더 된 얘기다.  그러니까 1894년 중국(당시 청나라)과 일본제국 사이에 전쟁이 붙었다. ‘청일전쟁’이다. 한반도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놓고 겨룬 이 전쟁에서 청나라는 일제에 졌다. 안하무인의 상승세, 일본은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제국의 탄생’을 알리면서 대한제국을 강제로 삼켜버렸다. 반면 전쟁에 진 청나라는 그 길로 망국의 길을 걷는다. 청(淸)이라는 제국의 이름을 역사에서 지운 건 서구열강이나 일제가 아니다. 바로 중국인들 스스로였다. 1911년 쑨원(孫文)을 비롯한 중국의 지식인들은 상해에서 ‘신해혁명’을 일으켜, 중국은 더 이상 청 황제의 나라가 아니라 백성의 나라임을 만방에 선포했다. ‘중화민국’이라는 이름이 이때 탄생했다. 중국인들이 스스로

이번 선거도 개인적으로 예전과 별 차이 없는 결과였다. 모두 7장의 투표지를 받고 모두 소신을 반영해 기표했지만 선택한 후보 또는 정당이 이번에도 거의 당선되지 않았던 거다. 다른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걸까. 반대의사가 들키기만 해도 잡혀가 초주검이 되던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악몽을 잊지 못하는 유권자에게 기호는 무섭다. 투표를 함부로 거부하지 못했던 유권자들은 기호를 보고 자신의 표를 던지는 행위를 반복했다. 거리에 떨어진 명함과 고작 2주일 걸린 벽보는 물론이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집으로 보낸 자료들은 유권자에게 인물의 됨됨이나 정당의 특색을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 돈이 있는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는 화려한 용지에 미사여구로 근거가 희박한 자신의 업적을 과시했다. 의원 후보든 단체장후

 변호사 업무를 보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사건이 건축과 이혼 관련 문제들인데, 오늘은 이혼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사실 이혼 상담이 들어오면 변호사로서 가장 부담이 되고 마음이 무겁다. 때로는 의뢰인에게 이혼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부부 일방이 변호사에게까지 찾아와 이혼에 대하여 상담할 정도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혼에는 여러 가지 부가되는 문제들이 많이 있어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즉 이혼이 소송에 들어서게 되면 이혼, 자녀의 친권 및 양육권 지정, 양육비, 면접교섭권, 위자료, 재산분할 등의 많은 문제들이 수반되어 오랜 시간 지루한 공방이 지속되기도 한다.민법 제840조는 이혼의 사유를 적시하고 있는데,

인생 몇 구절 신 웅 순  빨래터에는 오동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모내기 전후해 개천은 언제나 물이 넘쳐 흘렀다. 거기에서 어머니는 빨래를 했다. 방망이를 두드릴 때마다 오동꽃이 떨어졌다. 빨래소리를 싣고 개울 따라 들녘으로 사라지던 보랏빛 오동꽃. 굽이진 곳에서 빙빙 몇 번을 돌다 돛배 되어 사라지던 보랏빛 오동꽃. 개울가의 젖은 토끼풀은 돛배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갈 데 없는 마른 바람은 갈대밭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나는 빨래하는 어머니 곁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앞산 뻐꾸기는 피를 토하며 울었고 그 뻐꾹기 울음 때문에 하늘은 파랗게 질려있었다.지루하면 산으로 갔다. 막대기로 덩굴을 잘라내며 길을 내면서 걸었다. 산길의 피멍든 엉겅퀴꽃이 앞을 가로 막았다. 멈춰서면 깊은 숲 속의 원추리꽃이

작년 12월에 두 편의 영화를 봤다. 첫 작품 ‘집으로 가는 길’은 2004년 10월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되어 대서양 건너 외딴 섬 마르티니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정연은 국가로부터 외면당한 채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756일간의 악몽을 보며 울분을 터뜨렸다.며칠 후 지인의 연락으로 개봉일에 봤던 두 번째 영화 ‘변호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일하던 시절의 이야기로 권력유지에만 몰두한 국가가 국민을 철저히 짓밟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 잠을 잘 수 없었다.그러나 두 편의 영화보다 더 적나라하게 대한민국 국민임을 좌절케 하는 세기의 사건 “세월호 참사” 앞에서 국민에게 국가는 무

엘리엇(T.S. Eliot)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그의 유명한 시집, ‘황무지(荒無地). The Waste Land. 1922’에서 피력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세기 동안 온 세계의 비평가들이 그 말의 진미를 밝히기 위해 수많은 의견들이 분분하였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엘리엇은 시인이 아니라 예언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그의 뇌리에 10년 전에 발생한 타이타닉호의 침몰(1912.4.14.)이 잠재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는 4월 30일 현재, 212명의 사망과 90명의 실종으로 금세기 초유의 대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참사의 원인과 경과 모두, 온 국민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돈벌이에 급급하여 배의 적재량을

나이 들면 눈물샘도 마른다는데, 열흘이 지났어도 세월호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울컥 솟는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운이 지독하게 나빴던 그 젊디젊은 생명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고 운이 좋아 건강하게 자란 내 집의 아이들에게 고맙기 그지없다. 자신의 잘잘못과 아무 관계없이, 앞으로 하루하루가 안전할지 자신할 수 없다. 모든 게 자연스러웠던 시절은 예측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사람이 만든 선박과 교량과 건물과 핵발전소만이 아니다. 지금은 자연의 흐름도 예측 가능하지 않다. 이를 어쩌나.세월호 사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다. 비슷한 사고가 도대체 몇 번인가.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장비나 매뉴얼은 진작 마련해놓았지만 번번이 사고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나 재해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원적

길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커피숍에서도, 공공장소에서도, 식사 중에도, 심지어는 화장실에서까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는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온통 고개 숙인 사람들뿐이다. 그래도 그중에는 고개를 숙이지 않은 사람도 간혹 있다. 연로하신 노인분들...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보다는 기계에 더욱 관심과 공유를 하고 있다. 아니 공유의 차원을 넘어 이제 중독되어가고 있다. 전에도 한 번, 지면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가정에서도 부모 자녀 간에 대화는 꼭 필요한 대화만, 그것도 간신히 하며, 휴대폰과 게임에 밀려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로 인해 불운한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까지 망각해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