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컬럼 - 지방선거를 마치고
독자컬럼 - 지방선거를 마치고
  • 뉴스서천
  • 승인 2002.06.27 00:00
  • 호수 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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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치 아래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나 역시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싼’ 차비를 지불하며 고향인 서천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였고 이런 한 표, 한 표가 모아져 전국적으로 16명의 광역단체장과 232명의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광역의원 등 모두 4,167명의 지방의원이 선출되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 역시 부끄러운 기록을 면하기에는 역부족했었나 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해 전국 평균 투표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로 집계되었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이번 선거가 국민 속에 자리잡기에 얼마나 부족했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도 모자람이 없었다. 일부에서는 월드컵 기간 중에 선거일이 잡혀 있어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다 아쉬워하며 위안을 삼으려 하지만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을 돌려 말하기에는 부족하기만 해 보인다.
각종 게이트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지도층에서부터 불거져 내려오는 각종 비리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들은 ‘찍을 후보가 없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으며 그 결과가 저조한 투표율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선거는 끝이 난 것이다.
지지율을 떠나 우선 당선된 후보들에게는 축하를, 힘껏 노력했음에도 낙선된 후보들에게는 위로를 전한다. 그와 함께 선거운동 기간 중 각 후보들이 보여주었던 모습들을 생각해본다. 민의를 파악하고, 자신들의 정책과 공약을 알리는데는 짧기만 했을 16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임했었는지를 되새겨본다. 진정 주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내다보고 공약과 정책을 통해 입지를 넓혀갔는지, 감정으로 표밭을 일구려 하지는 않았는지, 또는 과열된 선거전으로 인해 비방과 갈등을 이기지 못했었는지도 되새겨본다.
자신에게 던진 한 표, 한 표의 소중함을 깨닫고 책임감을 느낄 줄 아는 당선자, 그리고 비록 낙선되었다 할지라도 긍지만은 잃지 않을 낙선자들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선거 운동 중 보여주었던 과열 혼탁한 모습에서 벗어나 결과에 승복하고, 서로 축하하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한 지역의 일꾼이 되고자 했던 만큼 민의에 어긋났다면 결과를 두려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모습에서 지역민들의 화합이 앞당겨지고, 더 나아가 지역의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끝이 아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시작일 수도 있다. 비록 전국적으로는 저조한 투표율을 보여주었지만 그래도 많은 시민들은 자신들의 한 표에 많은 기대를 담았을 것이고 그렇기에 후보자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을 것이다. 그처럼 후보들을 기억하고 표를 던져 준 시민들의 지속적인 정치 참여와 통제로 말미암아 지방자치는 한 단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왔던 것이다. 그 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 토대 위에 민주주의는 한층 성숙되고 아름다운 열매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상대방을 헐뜯던 어제였다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선거에 쏟아 부었던 많은 사회적 비용의 의미를 결코 헛되게 하지 말자. 더 나아가 이 선거의 후유증을 빨리 극복하고 자치행정이 본궤도에 들어서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들 모두 노력을 아끼지 말자. 새로 시작되는 4년이 결코 헛되지 않고, 더 이상 외면의 대상이 되지 않는 행정을 꿈꿀 수 있도록 말이다.
무게 중심을 잃고 방황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돌아선 민심’으로 대변되었다. 이 점을 바로 인식하고,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물같이 섞일 줄 아는 마음이 이곳, 저곳에서 마르지 않을 때 모두가 당선자요, 승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그 힘의 원천은 언제나 우리들 자신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원준/한밭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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