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집’ 속에 보이는 양면성
‘결집’ 속에 보이는 양면성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1.26 00:00
  • 호수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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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지지모임 현장

지난 1월 21일 일요일 백범기념관에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지지모임(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모임: 정통들)이 있었다. 전국적 규모로 조직된 듯 보였고 그 사람 수만 따져도 족히 몇 천 명은 됐다. 청소년 기자에게는 충격이었고 청소년, 심지어는 아이들 까지 그곳에 모인 연령층도 다양했다.

모임의 성격은 대통령 출마의 뜻을 가진 정 전 의장과의 공감대를 키우며 당내 후보경선과 12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정 의장을 지지한다는 취지가 담긴 모임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 개인으로나 참석자들에게 모두 뜻 깊은 자리임에는 분명했다.

그러나 모임의 취지 보다는 정 전 의장에게 잘 보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정 전 의장의 손이라도 잡아볼까?’, ‘어떻게 하면 정 전 의장의 눈이라도 마주칠까?’와 같이 얼굴 도장 찍기식인 것처럼 보였다.

이 때문에 모인 사람들은 정 전 의장의 행보를 따라다닐 뿐 이어서 정 전 의장이 지나간 자리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그가 가는 자리에 모든 사람들이 앞 다투어 몰려, 놓여져 있던 의자가 흐트러지고, 보호하자는 잔디밭에까지 들어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이루어냈었다.

몇 천 명이 있었지만, 그곳을 깨끗이 치우는, ‘환경 정화’에 관심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환경 정화는 고사하고 자신이 지지한다던 의원의 명함을 함부로 버리지를 않나, 심지어는 보호하자는 잔디밭에 들어가 담배를 뿍뿍 피우며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진정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 전 의장의 당선을 위해서는 지지하는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음에 의미를 더 두어야 한다. 정 전 의장과 눈 한번 안 마주치더라도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이런 모임이 많을 것인데 다수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얼굴 도장 찍기식 행사를 하기보다는 소수의 사람이 참여하더라도 좀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국민들의 공감대를 불러 모을 것이다. 1인 연탄 100장 기부하기 운동이나, ‘나도 1일 사회복지사’라는 이름 등으로 소외계층들을 돌보는 행사 등이 좋은 예이다. 말뿐인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보다 소외계층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일의 보람도 두 배로 느낄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물론 이 자리에 소외계층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 현실에서 참석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국민들의 요구와 소외계층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들에게 좀 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지 모임은, 하나의 사람 또는 그 모임이 좋아 서로 공감대를 키우며, 때로는 한 자리에 모여 단결력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단결력과 시민의식의 부족함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 행사였다.

<이소영 청소년 기자>
jsa386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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