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쥐와 서울쥐’
‘시골쥐와 서울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2.16 00:00
  • 호수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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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공부를 위해 서울생활을 하다보면 ‘아 ,도시와 서울의 차이가 이런 거구나’ 라고 몸소 느끼게 된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는 편리하고 다양하며 빠른 교통시설, 다양한 문화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누릴 수 있어서 마냥 좋을 수도 있다.

서천에서는 영화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콘서트도 마음대로 볼 수 없다. 서울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열리는 길거리 게릴라 공연 등으로 마냥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북적대는 사람들 때문에 ‘아, 이게 진짜 사람 사는 동네라는 거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서울이란 곳은 참 신기한 곳이다. 단지 서울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 내가 혜택 받고 있구나, 선택 받았구나’라는 기분이 들게 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처음엔 그저 신기하고, 볼거리가 많아 그것들을 정신없이 구경하느라 단점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의 분위기에 어느 정도 적응할  때쯤에 비로소 진짜 서울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하철역을 지날 때 ‘서울엔 거지가 참 많다’라는 말을 새삼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서 좋았던 것들이 이제는 사람에 치인다는 말을 알게 해주었고, 편리하게 느껴졌던 교통수단은 이제 소음공해, 대기오염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문화혜택은 보고 싶지 않을 때도 봐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곤욕스럽기까지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리하지만 복잡하고 숨 막히는 서울이라는 도시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안락하고 편안한 시골에 대한 향수를 지향하게 한다.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이라고 나뉜 두 지역으로 놓고 보자. 서울이라는 도시를 연상 하게 하는 곳은 강남이고 시골을 연상 하게 하는 곳은 강북일 것이다. 강남은 사람들이 강북사람보다 높은 학력수준, 주거 환경, 가구소득, 문화 혜택 등으로 네임벨류(이름의 가치, 名聲)가 형성됐다. 자신들이 원하는 인간관계, 편리한 삶을 사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강남이라고 다 같은 강남은 아니다. 강남에 가장 부자들만 산다는 타워펠리스의 예만 들어보아도 그렇다. 대부분 타워펠리스라는 곳은 알지만, 그 앞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는 판자촌의 존재는 잘 모른다. 우리에게 비쳐지고 보여 지는 모습은 강남의 부유층들의 모습뿐인 것이다.

반면에, 강북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강남보다는 턱 없이 모자란다. 하지만 강북에 가면 왠지 모를 사람냄새가 난다. 북적북적 거리는 재래시장 때문일 수도 있고, 맑아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 때문일지도, 그래서 그곳에 가면 생기가 넘친다. 아직까지 서울에서 ‘정’ 이라는 말을 운운 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강북을 들 수가 있다.

서울이 좋고 강남이 좋아 누리는 혜택이 많으면 그 만큼 따르는 제약이 클 뿐만 아니라 포기하고 잃어야 하는 것도 많다. 시골과 강북, 불편함이라는 제약이 따르는 대신 진짜 사람 사는 동네, 편안한 기분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이라고, 도시라고, 강남이라고 무조건적으로 지향하며 동경하고, 무분별 하게 수용하자는 것은 문제이다. 각 지역들의 지명이 다르고, 삶의 모습과 방식이 다른 건 각 지방만의 특색이다. 서울 사람이든 시골 사람이든, 강남 사람이든, 강북 사람이든 근본은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소영 청소년기자>
jsa386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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