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3기 이끌 나주하 지부장
공무원노조 3기 이끌 나주하 지부장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7.07.20 00:00
  • 호수 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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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변질되지 않는 노조 됐으면…”

   

▲ 나주하 제3기 공무원노조 지부장

2003년 6월에 출발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 권순복) 서천군지부 제3기를 이끌 지부장에 나주하 현 사무국장(모시세계화사업단)이 선출됐다.

서천군지부는 전공노가 법외노조냐 법내, 즉 합법노조로 가느냐로 양분된 가운데 내부적으로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하 지부장을 위시로 수석지부장에 이순영 씨(서천군보건소) 부지부장에 이진희(해양수산과)와 홍경숙(노인복지사업소), 사무국장에는 이정복 씨(주민생활지원과)가 맡는다.

나주하 당선자는 92년부터 14년째 공직의 길을 가고 있다. 전공노 전신인 직장협의회 시절부터 사무국장을 맡아 서천군지부의 중책을 수행해 왔었다. 1~2기 김중겸 지부장의 후임으로 단독 입후보해 지난 2일 당선이 확정됐다. 당선자의 성향을 굳이 따지자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대화로 풀자”는 온건파이다.

지난 제헌절 오후 한산모시관 매표소에서 당직근무 중인 나주하 당선자를 만났다. 때마침 몰려든 여러 단체 어린이 관람객을 맞느라 분주해 한참을 기다린 끝에 짬짬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서천군 지부장으로서의 바람에 대한 대답은 간단했다. “처음처럼 변질되지 않는 노조가 되었으면 하는 것”과 “패자가 없는 노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바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패자가 없는 노사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끈질긴 대화를 해야 하는데 서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대화를 중단해 버리는 풍토가 문제”라고 말한다. 사회 전반적인 조급증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훈련이 안돼 분쟁이 생겼을 때 효과적인 해결책을 몰라 노무사에 의존하게 되고 제 3자가 개입하니 복잡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는 “국민 누구나 당면하는 것이 노사문제이므로 공교육에서 공식적으로 다뤄 갈등 국면에서 해법을 찾는 능력을 갖도록 해야한다”고 노동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 “공무원노조는 위에서 탄압받고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어 샌드위치 같은 처지”라며 첫 발을 내디딜 때 기대와는 달리 무기력을 느끼기도 한다고. 사무국장에 있으면서 치른 가장 큰 일은 “지부사무실 폐쇄조치와 신동우 수석지부장의 파면”이라고 했다. 이 모든 것이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의한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서천군과 대치할 일은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행자부는 탄압하면 조직이 와해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실상은 갈수록 조합원이 늘어 현재 560여명에 달한다고 귀뜸했다. 또 서부교통 노사갈등 해소 등 알게 모르게 집행부와 서천사회의 갈등해소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도 말했다.

서천군지부는 아직까지는 법외노조를 고수하고 있다. 오는 21일 전공노 대의원대회에서 법외노조로 남을 것인가 합법화로 갈 것인가를 놓고 논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주하 당선자는 “어느 쪽으로든 일단 결정되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노동기본권 쟁취, 해고자 복직, 연금개악 저지, 강제퇴출 저지’ 4대 요구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대위원 대회를 마치고 상황이 수습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 주 중에 지부장 이·취임식과 함께 공식으로 3기가 출범할 예정이다.

최근 노동3권 중 단결권, 단체교섭권만 인정될 뿐, 단체행동권이 확보되지 않아 보장될 때까지 법외노조로 남느냐, 아니면 법내 노조로 등록해 합법화의 길을 가느냐의 갈림길에 놓고 양분돼 있다. 지난달 23일 ‘전국공무원노조 비상대책위’가 자체 대의원대회를 열고 ‘민주공무원노조(위원장 정헌재)’의 출범을 선언했다. 이로써 전공노가 2파로 갈라져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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