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각…
고향 생각…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8.03 00:00
  • 호수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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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수 칼럼위원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병풍처럼 펼쳐지는 나의 고향 서천군…
내가 태어나 꿈과 희망을 키워가며 자란 나의 고향은 산골의 작은 농촌마을이었다.

그 시절에는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동네의 거의 반은 친인척 아니면 사돈 간을 이루며 살던 곳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10여 가구만 남아있고, 고향을 떠나 도회지로 이사를 하였다.

그 시절 20여 가구밖에 안 된 작은 농촌마을이었지만 집집에는 아이들 소리로 늘 시끌벅적하였다. 한 가정에 자녀만도 작게는 3~4명에서 많게는 10명 가까이 두었고, 부모와 조부모까지 한집에서 대가족이 살았으니 늘 먹을 것은 부족했으며, 자식들 학비는 산골마을에서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처럼 잘 먹고, 잘 입고, 학비 걱정하지 않으며 풍족하게 살지 못했는데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왜 옛 추억이 그리움으로 밀려와 가슴이 찡해지는 것일까?

이제는 필자도 도회지에서 살고 있어 고향에는 1년에 몇 번 연중행사처럼 다녀오는 정도이다. 단지, 조상님들의 산소만이 우리 형제들을 대신해 고향을 지키고 있다.

어린 시절 어렵게 살았던 고향인데도, 간혹 방송에서 기쁜 소식이든 그렇지 않은 소식이든 뉴스가 흘러나오면 때론 기뻐하고, 때론 가슴 아파하며, 곁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저곳이 나의 고향이라고 얘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내 인생의 뿌리와 추억이 자란 고향”이라 그럴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타향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친인척이라도 만난 듯 고향 얘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며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다.

“7~8월은… 본격적인 휴가철과 자녀의 여름 방학 기간이기도 하다”며 방송에서는 연일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많은 인파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더운 땡볕에서 고향을 지키며 묵묵히 일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특히 젊은이들이 떠난 지금의 농촌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옛 젊은이들을 대신해 농사일을 해야 하니 몸과 마음은 늘 고단할 것이다.

물론 도시에서 생활한다 하여 시간적 여유가 많고, 몸과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짧은 이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올여름 휴가를 자녀와 함께 고향을 찾아 8월의 땡볕에서 농사일을 하시는 우리의 부모 형제 지인들을 찾아뵙고, 일손을 조금이나마 도와드리며 가족의 정을 쌓으면 여느 해 보다 뜻 깊은 휴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고향을 찾은 손자 손녀의 얼굴을 바라보신, 어르신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짓지 않겠는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하여 잠시나마 고향 생각에… 농촌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그분들을 위한 화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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