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사회를 바라며
청렴한 사회를 바라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9.21 00:00
  • 호수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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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복 칼럼위원

요즘 대한민국이 신정아 파문으로 떠들썩하다. 모든 언론들이 앞을 다투어 신정아 게이트로 내달리고 있다. 과연 한 여성의 출세주의가 매일같이 신문에 대서특필되고, 텔레비전마다 뉴스 첫머리에 방영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지방 일대에서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물바다가 되고, 또 다시 북상하고 있는 태풍 ‘위파’ 때문에 국민 모두가 초긴장하고 있다. 제1 여당의 경선 문제도 예사롭지 않다.

어찌 보면 ‘언론이 고의로 이슈화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신정아 문제를 현대판 마녀 사냥으로 몰고 가고 있지는 않은가? 정부의 기자실 차단과 예약 인터뷰에 대한 불만 표출은 아닐까? 그렇게 미운 정부에게서 과오가 발견되고 있으니 물고 늘어지려는 심보는 아닐까? 그러면서도 성(sex)이 개입된 사건이니 만큼 표피적 관심을 끌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보는 것은 아닐까? 결국 언론이 관음증 사회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닐까?

신정아 사건은 우리나라의 ‘학벌위주’, 특히 미국의 무슨 대학 간판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는 단면을 보여준다. 또한 출세를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한국판 출세주의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보다 더한 문제는 아직도 정치권력을 악용하여 사사로운 일에까지 개입하고, 사익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고, 대통령 정책 실장을 역임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화폐 가치로 부득불 계산한다면- 수천억 원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한국 사람은 봉이라고 한다. 중국 사람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화교들 때문에 대접받고, 일본 사람들은 수십 년 간 일본 정부의 막대한 투자 덕에 감히 건드리지를 못한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건드리기만 하면 돈을 쥐어주고 무슨 일이든지 무마하려고 한다는 것을 그들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많이 깨끗해진 편이지만, 아직까지도 편법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남아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청렴도는 세계에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나라 밖으로 나가면 세계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만큼 정직한 건축물이 나라 안으로 들어오면 부실 투성이인 이중성도 갖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가질 때이다. 대한민국인 이라는 자체만으로도 화폐로 가늠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상대방의 가치도 의식하고 보장하여 주고자 노력하여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길은 믿음을 쌓아가는 것이다. 가까이는 배우자에게, 직장 동료들에게 신뢰를 얻는 만큼 그의 가치는 공고해질 것이다. 사사로운 일이거나 정도를 벗어나는 일 등에는 가차 없이 등을 돌리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번 신정아 파문은 우리 사회에서 마지막 공연이 되어야 한다.

정도를 벗어난 출세주의도, 사사로운 정치권력의 행사도 이 땅에서 다시는 발붙여서는 안 된다. 우리 선조들의 선비정신을 본받아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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