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생각 - 인간복제를 생각한다
독자생각 - 인간복제를 생각한다
  • 뉴스서천
  • 승인 2002.07.25 00:00
  • 호수 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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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 복제는 가능할까? 지난 100여 년 전, 공상과학소설 ‘모로 박사의 섬’으로 시작된 인간복제는 복제양 ‘돌리’, 복제젖소 ‘영롱이’를 넘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일간 리베라시옹은 이탈리아의 안티노리 박사의 말을 인용, 복제 아기가 곧 탄생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당사자는 부인을 하고 있지만 바야흐로 인간 복제가 현실로 한 걸음 다가왔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으로도 모자람이 없을 것 같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각국은 경악을 하며 서둘러 ‘족쇄’ 만들기에 나섰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교황청은 오래 전에 연구의 중단을 촉구했다. 유럽의 덴마크, 프랑스 등 19개국은 ‘인간복제연구 금지 의정서’에 서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에 천주교 주교 회의에서 ‘복제실험 금지법’ 청원서를 국회와 정부에 보낸 바 있고 환경·종교 단체에서는 유전자 복제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보건복지부에서는 ‘인간복제 금지 법안’을 마련 중에 있다.
그런데도 유전자 조작과 인간 복제에 대한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많은 복제동물이 세계 곳곳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들 인간 복제 연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유전적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밝혀내 선천적 장애의 불행을 막고, 인공 수정을 지금보다 더 쉽게 해 불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며 더 나아가 병에 걸려 고통받는 이들에게 훨씬 저렴하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인간의 질병퇴치에 필요 불가결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들은 적절한 수준의 제어장치만 있으면 인간복제를 겁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구 환경변화 때문에 복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도 말한다. 이미 식물분야에서 많은 종들이 종자개량 등으로 종의 경계가 무너져 가고 있는 마당에 앞으로 기후변동이나 종의 변화 등으로 닥칠 인류 멸망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복제의 오·남용이 가져올 위험성이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듯 인간을 복제한다면 이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떨어뜨리고 유전자 조작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인간 종과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비록 동물복제가 성공을 거두었다지만 그 점에서도 정상적인 성장에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현실에서 인간복제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지금의 인간 복제는 방관할 문제만은 아니다. 새로 개발된 기술에 사로잡혀 그것을 용인만 한다면 그것이 초래하는 사태에 고민해야 하는 운명을 거부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 단계 넘어 또 다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지금은 알 수 없는 유전공학의 미래가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물음이 그것이다.
물론 이런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간 복제에 대한 연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생명공학자들은 호기심을 자극해 더 많은 연구를 계획할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면 과학이나 의학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초래되는 윤리의 파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제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제어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물론 신(神)의 역할이 존중되는 가운데 말이다.
양원준/ 한밭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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