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랑스런 공수도 가족”
“우리는 자랑스런 공수도 가족”
  • 최현옥
  • 승인 2002.07.25 00:00
  • 호수 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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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는 무섭다고
도망가지만
친구들 부러움은 한 몸에…
“우리자매 꿈은 국가대표 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가훈아래 운동으로 똘똘 뭉친 가족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홍성기씨(45)와 그의 세 자녀.
이들은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잠들었을 시간 장항 역 근처에 위치한 장항 화랑 총본관에서 기합소리를 뿜어내고 있었다.
오늘 배운 자세를 다시 연습하고 몸집을 다지는 진주(첫째·여·14)와 지선(둘째·여·11), 지웅(막내·남·8)이는 밤을 잃은 듯 구슬땀을 흘리며 맹연습 중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이었을까? 지난 12일 부산에서 14번째 열린 아시안게임 프레대회 이벤트 및 광역시장배 전국 공수도 대회에서 진주는 겨루기 2위와 개인형 3위, 지선이는 겨루기 우승과 개인형 우승, 지웅이는 개인형 3위를 했다.
“그동안 많은 대회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 그리 떨리지는 않았다”는 진주와 지선이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방금 전 단호하고 위엄이 넘치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장난꾸러기로 돌아가 있다. 이번 대회 참여자중 가장 연소자인 지웅이는 형들과 처음 하는 대회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누나들을 따라다니며 운동하는 재미에 푹 빠져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또 양철형 관장의 아버지 같은 자상함에 3자매는 운동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며 입을 모은다.
‘가라데’라는 말로 더 유명한 공수도(空手道)는 본래 인도 무술로 중국 당나라·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연구 개발되어 보급되었으며 고도의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이다.
현재 IOC 국제 올림픽위원회와 OCA 아시아 올림픽위원회 승인을 받아 정식종목으로 되어있으며 작년 8월 대한체육회에서 공수도가 승인을 받아 곧 소년체전도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3자매가 공수도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 것은 아버지 홍성기씨(45)의 보이지 않는 자식 사랑에서 기인한다. 단명 하는 집안의 내력 때문에 아이들 건강이 항상 걱정되었던 홍씨는 건강 증진을 위해 운동을 시켰으며 자신도 지난 해 2개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공수도 가족이 되었다.
“아빠가 공수도에 대해서 아니까 코치 선생님처럼 시범도 보여주고 부진한 것을 지적 해줘 정말 좋다”는 지선이는 3자매 중 몸이 유연하여 관장의 기대주다.
남자 친구들이 무섭다고 도망가지만 호신술을 배워 좋고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진주는 관장 내에서 노력파로 통한다. 또 훈련이 끝난 후 두 동생의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고 지도하면서 맏이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직 나이가 어려 암기력이 적은 지웅이는 몸의 자세를 잡을 때 어려움이 많지만 열심히 해서 관장처럼 되는 것이 소원이란다.
하지만 아이들의 열정을 따라주지 못하는 지역적 분위기와 군내 체육고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홍씨는 다행히 관장이 올해 서해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한 시름 놓았다며 지역민들이 공수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길 원했다.
현재 진주와 지선이는 1년 6개월의 경력으로 초단 1단이고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전 1·2회에서 입상한 경력의 소유자다.
운동을 시작하기전 단전호흡을 통해 정신수양을 하는 3자매는 국가대표를 꿈꾸며 여름을 더욱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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