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투구 선거판…개발특별법엔 일치단결
이전투구 선거판…개발특별법엔 일치단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07.12.07 00:00
  • 호수 3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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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D-12일, 유권자는 답답하다
   
▲ 검찰의 이명박 후보 무혐의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5일 명동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의 항의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퇴장'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오마이뉴스>

대통령선거일을 불과 12일 남겨놓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선거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축제는커녕 진흙탕 싸움이다. 모두들 할퀴고 물어뜯기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온갖 비리로 얼룩진 후보가 당당히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정치인이 기회를 엿보다 빈틈을 발견하곤 대통령 후보로 나서서 진흙탕 싸움에 가담해 정치판을 더욱 어지럽게 했다.

이런 한 켠에선 ‘구애’와 ‘짝짓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아무리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아예 냉소주의로 돌아선 사람도 많다.
후보 단일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정책과 비전, 그리고 공약까지 공유할 수 있는 후보 단일화이어야 유권자들은 이해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정책토론 한번 들어본 일이 없는 유권자들에게는 “단순히 안되니까 일단 합쳐보자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갈 뿐이다.

비비케이라는 투자회사의 실소유주이고 이 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주범이라는 혐의로 통합민주신당의 고발을 받고 수사를 받아온 이명박 후보에 대해 지난 5일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자 통합민주신당은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거리로 나섰다. “이명박 퇴장, 검찰 퇴장”을 외쳤다. 이회창 후보도 “정치 검찰”이라며 민주노동당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는다. 자식들을 위장취업시켜 수백만원의 월급을 받게 하고 서울시장 재직시 부인을 기자신분으로 위장시켜 공짜로 해외여행을 하게 해주었다는 비리가 터져 나와도 그의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재벌그룹 회장 출신인 그가 대통령이 되면 민생경제가 살아난다고 믿는 국민들의 우매함 때문일까. 아니면 ‘그나 이나 저나 다 같다’는 생각 때문일까.

이를 증명하듯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정치권이 일치단결하여 통과시킨 법이 있다. 새만금특별법에 이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찬성 134, 반대 23, 기권 21표로 통과시킨 ‘동서남해안발전특별법’이 그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이영순 의원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삼면 전체를 포괄하는 광범한 지역에 적용되는 전혀 특별하지 않은 기형적인 법으로 연안 및 해양을 파괴할 분”이라며 반대토론에 나섰다.

대다수 서민들은 자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자연 속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보상금 몇 푼에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빼앗기는 반면 건설업자와 정치인들의 배만 불려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데 여야가 따로 없이 이해가 일치한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열이틀 앞두고 유권자들은 답답하다. 명확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상대방 물어뜯기에만 진력한다면 투표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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