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 개발사업에 항상 희생양
금강하구 개발사업에 항상 희생양
  • 허정균 기자
  • 승인 2008.04.21 00:00
  • 호수 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태도시 추진 서천군 적극 대응 나서야…

국책사업이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중앙 정부에서 벌이는 사업이다. 금강 하구를 둘러싼 각종 국책사업에 서천군은 실익을 챙기지 못하고 환경피해만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업들이 서천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본다.<편집자> ■ 금강하굿둑 번성을 누렸던 금강 하류 지역의 수산업은 1990년 강 하구에 방조제가 들어서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수산업의 몰락으로 번성을 누리던 장항은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전라북도와 충청남도 일원에 연간 3억 6천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금강 주변 지역의 홍수를 조절한다며 들어선 금강하굿둑은 서천군에는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은 가져왔지만 큰 강 하류유역이 누리는 혜택을 앗아갔다. 또한 장항항의 토사 퇴적을 불러와 아직도 장항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편이다.그런데 금강하굿둑이 군산 외항을 건설하며 토사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되었다는 지적이 있다. 수문이 군산 방면으로만 나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군산 내항이 수심이 얕아 8천톤급 이상 큰 배의 접안이 어렵게 되자 군산외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74년 5월 군산외항 건설공사가 시작되었으며 1979년에 군산외항 1부두가 완공된 이래 1990년 이후 제2, 3부두가 완공되었다. 그러나 토사 퇴적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한 금강하굿둑은 예상이 빗나갔다. 하굿둑이 건설되기 이전보다 토사 퇴적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 군산항이 2004년 제 6부두가 완공되며 확장을 거듭하는 동안 장항항은 침체된 상태에 머물며 이제는 어항 기능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해있다. ▲ 2007년 2월 서천군민들의 상경투쟁 때 걸린 펼침막

■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지난 2월 1일 서천 문예의 전당에서 열린 ‘세계습지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 환경부 장관 공동으로 ‘서천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선언문에서 정부는 “과도하게 훼손된 습지를 적극 복원하고 서천지역을 국제 갯벌연구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금강하구역 갯벌은 물론 서천의 연안습지의 파괴를 불러올 군산복합화력발전소를 국비를 들여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국립생태원이나 해양생물자원관의 대안사업마저 무색케 하는 앞뒤가 안맞는 사업이다.

군산복합화력발전소는 한국서부발전(주)이 2005년 10월 환경교통영향평가에 착수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2006년 2월에 건설기본계획 확정된 이 사업을 두고 2005년도에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 군산의 국회의원(통합민주당)인 강봉균 의원은 군산복합화력발전소 유치를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책사업의 예산 배정을 두고 지역 간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있었을 터인데도 서천 지역의 국회의원, 군수, 충남도는 작년 8월 착공에 들어갈 때까지 금강하구에 온배수를 내뿜는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유명환 교수에 따르면 700MW급의 군산복합화력발전소는 배출하는 온배수가 시간당 56,997톤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서천군 경제의 중심축인 수산업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데도 군수나 군의원들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충남도도 ‘강 건너 불구경’식이다.

한국서부발전(주)이 주장하는 기존 설비 활용의 경제성이라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 새로 건설하는 발전소의 발전용량이 과거의 비효율적인 발전설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송전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폐열을 인근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공장들에 공급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훨씬 더 경제적인 발전소가 될 것이다.

더구나 금강하구는 간조 때 뻘이 드러나 냉각수를 얻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군산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인구 밀집 지역인 경암동 일대에 높은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군산 시민들도 달가와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군은 군산시와 협의체를 구성하여 비응도에 있는 한국중부발전(주) 소유의 터로 이전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이마저 안되면 공사중지가처분신청 등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군장대교 지난 1월 익산국토관리청은 새만금 및 군산·부안 지역을 환황해권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국제해양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도로망을 대폭 확충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군장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처리하고 입주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군장대교를 신설한다며 2007년도 예산에 반영하여 설계와 시공사로 (주)삼성물산을 선정하였다. 총 사업비 1,644억원을 투입해 군산~장항까지 2.8㎞(왕복 4차로)를 연결하는 군장대교 건설사업은 올해 8월에 착공해 2011년 완공 예정이다.이처럼 개발위주로 치닫는 군산과 강을 사이에 둔 서천은 군장대교를 두고도 별 소득이 없이 피해만 보고 있다는 장항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금강하구 실뱀장어잡이에 피해를 주고 선박이 통행할 수 있는 교각이 군산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리 상류로 드나드는 선박들은 군산쪽으로 우회해야 한다며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설계변경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교량 설계는 원안대로 결정되었다.올해 초 읍면 순방에 나선 나소열 군수는 주민들에게 서천은 군산과 차별화하여 생태도시로 거듭 태어날 것임을 밝혔다. 금강하구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이를 서천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일에 적극나서야 한다. ▲ 군장대교 조감도. 배가 드나드는 교각이 군산쪽으로 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