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경찰관이 되고 싶습니다”
“진짜 경찰관이 되고 싶습니다”
  • 김정기
  • 승인 2002.08.08 00:00
  • 호수 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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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파출소 최정우 소장 귀신까지 잡는 서천판 로보캅 최정우 소장이 있기에 오늘도 주민들의 밤은 편안하기만 하다.

“타임머신이 있다거나 내일자 신문을 미리 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많은 사람들의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은 금전과 결부되지만 이 우직스러울 만큼 미련한 남자는 오직 자신의 업무에 대한 순박한 욕심에서 비롯된다. 매일 오전 7시 50분이면 송내의 집에서 출발, 8시 무렵 파출소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의 일과는 출근직후 전일근무 상황을 체크하고 지시공문 등을 살펴본 후 곧 바로 파출소 건너편 시내버스 승강장을 살피는 망원경에서부터 시작된다. 서천파출소장 최정우경위(37). 그의 이런 모습은 단순한 재미 때문이 아니다. 가까이서 멀리 볼 수 있다는 신기함 때문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서천파출소장으로 부임한 이래 새롭게 생긴 최소장의 이런 습관은 오직 절도범 검거가 그 목적이다. 누군가가 버스가 와도 30분 가량 같은 장소에 머무르고 있다면 그는 범죄를 계획중인 가능성이 높다는게 그의 설명. 실제로 최소장의 이같은 세밀한 관찰력은 지난 4월 소매치기범을 잡는데에도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관찰 대상자가 아무래도 수상해 사복으로 갈아입고 그를 몰래 미행한 최소장은 위경련을 일으키는 상황에서도 판교행 시내버스에서 이들의 범행장면을 목격, 소매치기범 3명을 현장에서 검거하는 예지력까지 선보였다. “범죄학자들에 따르면 5백명중 1명은 범죄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것을 범죄포화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순찰을 강화하고 단속해도 범죄 발생은 필연적이라는 얘기죠. 현장 중심으로 움직이며 범인 검거보다는 범죄 예방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2년 경찰에 처음 몸을 담은 최소장의 생활신조는 백령도 해병대 출신답게 “귀신까지 잡는 진짜 경찰관”이다. 본청 보안요원으로 근무하다 시골에 홀로 계신 어머니 장석손씨(73)를 모시기 위해 아내 한옥경씨(34)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 온 최소장은 서천서 수사계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서천파출소장으로 부임했다. 이전에 근무했던 곳에서도 해병대의 저력을 간간히 보여줬지만 ‘귀신까지 잡아낸다’는 그 진가는 서천파출소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고 있다. 지금까지 검거한 절도범만 해도 47건에 이르고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20여건보다는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의 검거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최소장 부임이후 총 14명의 경찰관 모두가 현장 중심으로 움직이며 도보순찰로 외근 순찰업무를 강화한 것이 결정적인 힘이었다. 경찰이 항상 사건 현장 주변에 있으니 검거율 또한 당연히 높아진 것. 이 결과 서천파출소는 민생치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앞서가는 경찰관서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경찰청장 표창 3회, 지방청장 5회, 서장표창 20여회 등 직원 모두의 상복이 끊이질 않고 있다. 어떤 소망이 있냐는 물음에 최소장은 힘을 주어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는 진짜 경찰관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점 부끄러움 없는 좋은 아빠라고 자부할 수 있는 그런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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