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6.23 00:00
  • 호수 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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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삽질~

지인 한분이 농협중앙회장실에 가봤냐며, 농민들은 어찌 그 꼴을 참느냐 물었지요. 서울시 서대문, 며칠 전 건물이 훤히 보이는 곳에 묵으며 밥맛 떨어지는 구경했네요. 대형차가 줄줄이 들어서는 출근, 마네킹 같은 아가씨가 현관 밖에 서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허리를 굽히는 풍경, 여느 건물보다 정원이며 옥상조경이 빼어나 구경 좀 하렸더니 무전기를 든 청년들이 여기저기서 나와서는 “들어오면 안 된다”는데 순간 쫄았습니다. 쫓겨나면서 마당 끝에 있는 협동조합상(像)인가에 새겨 논 글귀가 억쑤로 귀합디다.

“흙은 인간의 영원한 고향이다. …1961年 8月15日 自助(자조) 自立(자립) 協同(협동)의 씨를 뿌리니 우리 농협의 탄생이다. 한 좌 두 좌 出資(출자)에 보리 한 줌 벼 한 가마로 알뜰히 불려나간 내 조합 내 살림 온갖 시련 속에서도 농업인의 總意(총의)를 모아 사업을 늘리고 경영을 쇄신하며 새농민 정신으로 雄飛(웅비)의 기틀을 다져 왔다. …” 여기까지 적었는데  또 무전기 든 청년이 쫓아냅니다. 헐~! 이 안에서는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답디다. 온갖 시련 속에 ‘보리 한 줌, 쌀 한 가마’ 출자 한 게 누구랍디까?

점심시간, 웬 사람들이 농협중앙회 건물 앞에서 뭔 구호를 외치더니, 이내 몰려든 무전기 부대들과 대치하네요. 수퍼마켓, 체인사업, 중소상인협회 사람들이 성명서를 전달하려 최원병 중앙회장을 만나자는 거지요. 이 양반 올 6월에 로마에서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이사로 뽑혔네요.

“농협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직선 농협중앙회 회장 3명 연속 뇌물 및 불법행위로 줄줄이 구속되었고, 농협하나로마트는 수입농산물의 판매를 시도하였다. 농민을 위한 본질적인 업무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수익과 조직 확대를 위한 업무만 매진! 은행업, 유통업 보험업, 식당, 주유소, 예식장업, 등등 이제 룸싸롱을 안 한다고 누가 장담하는가! 돈 되는 건 다 하는데 그리고, 농민들은 빚더미, 농협 임직원은 고액연봉! 오죽하면 “신이 숨겨 놓은 직장”이라 비아냥을 듣고 있는가?”가 첫 번째고, “농협하나로마트는 중소상인의 피눈물을 아는가?”가 둘째, 요구사항 끝에 “1차 상품 비율을 70%이상으로 확대”가 성명서 내용입니다.

언제는 프로야구단을 만든다고 난리치고, 지난 겨울에는 NH농협배 프로배구대회를 했지요. 농민들은 물꼬 보느라 논두렁에서 삽질하는데 농협은 대체 어디다 대고 삽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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