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8.10.20 14:43
  • 호수 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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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화인 맞은 양심

“자기 양심이 화인(火印) 맞아서 외식함으로 거짓말 하는 자들아~” 신약성경 디모데전서에 나오는 말씀인데, 그 다음엔 뭐라 씌어 있을까요. “혼인을 금하고 식물을 폐하라 할 터이나…” 혼인을 금하라는 것은 너 같은 자식 또 만들지 말라 함이겠지요. 식물을 폐하라 함은 굶어 죽으라는 말씀이겠네요. 그러나 차마 선하신 하나님께서 그리하지 못하니 고마운 줄 알아라  하십니다.

글쎄요 양심에 불도장이 찍혀서 굳어질 때로 굳어진 인생이 고마운 줄은 알까요. 위에서 언급한 부자 권력자들이 서천엔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게다가 양심에 화인 맞아서 누가 뭐래도 꿈쩍 않는 뻔뻔한 낯빛이라네요. 아~ 이 도덕적 해이(道德的解弛)는 어디서 온 걸까요…

존 화이트는 <내적 혁명>에서 “악은 도덕적 한센병으로 도덕적 민감성을 파괴하면서 도덕적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고 했더군요.

둘. 왜 <유곡나루>가 생각날까…

“육만 엥이란다/ 후쿠오카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버스 타고/ 부산 거쳐 순천 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나루/ 아이스박스 들고 허리 차는 고무장화 신고/ 은어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삼박사일 풀코스에 육만 엥이란다/ … 중략… / 육만 엥이란다, 낚시대 접고 고무장화 벗고/

순천 특급 호텔 사우나에서 몸 풀고 나면/ 긴 밤 내내 미끈한 풋가시내들 서비스 볼 만한데

/ 나이 예순 일본 관광객들 칙사 대접 받고/ 아이스박스 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맑은 물 값이 육만 엥이란다” 일본인의 한국 매춘관광 풍자한 곽재구 선생의 <유곡나루>라는 시지요. 농민들의 생산원가 보상차원에서 마련된 쥐꼬리만한 직불금이 소위 부자 권력자들의 양도소득세 면제 수단으로 악용됐다 들으니 이 시가 떠오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 농토가 투기꾼들의 손에 넘어가 ‘소작을 주네 마네’ 하는 지주들의 협박에 최소한의 권리인 직불금을 포기했다네요. 백성의 밥줄인 농토를 유린한 권력자들의 횡포와 ‘등살 푸른 섬진강’ ‘풋가시내들’과 ‘은어’를 유린한 일본 매춘관광객들의 차이가 있나요…ㅠ.ㅠ

셋. “뉴스서천 대표 화 자주 낸다”

네, 맞습니다. 장항소도읍가꾸기사업을 투기장으로 만든 소식, 화납니다. 참지요. 지적당한 분 기사 나갔어도 끄떡없다시는데, 또, 또 참아보지요. 직불금 부당청구…, 으~음! 제 주제에 참아야지요. 누구는 몇 천만원 척척 지원받아 하는 행사, 뉴스서천은 맨땅에 헤딩하며 발품 팔아 사람 모아 돈 모아 발굴해서 수년을 지켜왔는데 공로패 대신 꺼지라는데요.

그래도 저보고 너그럽고 착해지라네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정말 뉴스서천 대표 착해질까요. ‘1면-군수님 멋쪄부러!, 2면-서장님 울트라 캡숑~짱, 3면-X과장님 완소남~’ 이렇게 하면 되겠는지요?

엊그제 노인의 날 행사장에서 식권 나눠주는 것도 왜 차별 하느냐 항의하시는 어르신이 계시데요. 안내석의 젊은女, 어르신을 향해 눈 똑바로 뜨고 큰소립니다. “어라 선생이 애들 나무라듯 하네, 三綱五倫이 물구나무를 섰다더니 힘없는 어르신이라 한들, 노인의 날 축하행사에서, 저 싸가지 없는 女~ㄴ!” 책상 치며 화냈습니다. “당신 뭔데 어르신께 눈 똑바로 뜨고 큰소리야! 노인의 날 행사는 왜 하냐고!” 알고 봤더니 노인회 간사라네요. 그냥 저 화내도 좀 봐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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