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농사 하룻밤만에 찢기고 꺾이고…농민은 멍하니 하늘만”
“한 해 농사 하룻밤만에 찢기고 꺾이고…농민은 멍하니 하늘만”
  • 김정기
  • 승인 2002.09.05 00:00
  • 호수 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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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 서천 강타… 멍드는 농심
공공시설 등 12억3천6백여만원 재산피해

태풍 ‘루사’가 또다시 농심을 울렸다.
서천군의 경우 강우량이 55.3mm로 비교적 적었음에도 불구, 초속 20~30m의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루사(RUSA)가 서천군 전역을 훑고 지나가며 수확기를 앞둔 많은 농작물에 피해를 발생시켜 풍작을 기대했던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2일 서천군이 잠정 집계한 태풍 피해내역에 따르면 공공시설 1천6백64만1천원과 사유시설 12억 2천1만8천 등 총 12억3천6백65만9천원으로 집계됐다.
시설별 피해현황을 살펴보면 장항읍내 주택 12채가 31일 강풍에 의해 지붕 등이 파손되는 등 1백56동의 건물이 피해를 입어 3억8천2백97만원의 재산피해를 나타냈으며 에벤에셀모자원 4동이 반파 되고, 서면보건지소 담장 등 공공시설이 파괴되어 1천6백64만1천원의 재산피해액을 기록하고 있다.
농작물의 경우 1백64.7ha에 이르는 특용 밭작물과 1백87.1ha의 벼가 도복 됐고 배, 단감 등 76.2ha에 달하는 과수농가가 태풍으로 인해 낙과와 과수피해를 입었으며 비닐하우스 또한 전파 60동, 반파 1백2동 등 1백62동, 14.8ha에 5억 1천2백73만2천원의 피해를 입었다.
화양면에서 배를 재배하고 있는 양 모씨 농가의 경우는 2천여평의 과수(배)중 절반에 가까운 배가 낙과되어 2천여만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단감 농장인 마산 이사리 가나안농장(서승원·47)은 2천여주에 달하는 단감나무의 잎이 절반 또는 전체가 떨어져 나가고 그나마 버텨준 나무와 단감조차 바람에 휘둘려 돌아가고 꺽이고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또 인근 돈사 마저 반파 되어 시급히 보수해야 하는 등 물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를 받아 실의(失意)에 젖어 있다.
서승원 씨는 “이렇게 전체 과수를 훑은 것처럼 무섭게 지나간 태풍은 처음이다”며 “한 여름동안 고생하면서 풍작을 기대했는데 단 한번의 바람으로 한해 농사를 망쳤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임산물의 경우는 1백29.02ha에 이르는 밤 재배농가에 6백43만7천원, 축사 10동에 5천2백만원, 농산물 보관창고 2동, 농기계보관창고와 정부양곡보관창고 각각 1동 등 4동, 가로등 21등이 파손되어 1억7백55만9천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선박 또한 3척이 침몰되는 피해를 냈다.
이외에도 일부 상가와 음식점등의 대형 입간판과 이정표, 신호대, 가로수 등이 태풍으로 떨어져 나가거나 꺽이고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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