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공금란
  • 승인 2008.12.22 13:43
  • 호수 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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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성군(聖君)에게 간신이 있을까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10년 넘는 권세 없고, 붉은 꽃 열흘 못 간다 했지요. 왕권이 세습되던 시절에도 통하던 말이고 보면 현대에야 오죽하겠는지. 하긴 이 진리를 무시하다 부하 손에 총 맞은 사람도 있지만. 유별난 독재자는 그렇다 치고, 임기가 못 박힌 작금에도 천년만년 권력을 누릴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적잖아 보입니다.

권력의 야욕으로 가득 찬 지도자 주위에는 반드시 간신배가 들끓기 마련이지요. 간신배들의 주특기는 주인 복합장애인 만들기. 권력에 눈멀게 하고, 여론에 귀멀게 하고, 민생현장 출입금지형 하반신마비 환자 만들고, 제 잘난 맛에 사는 자아도취증 환자 만들고…… 그리고는 스스로 권력을 휘두릅니다.

간신배와 같이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어찌 군수나리를 그토록 욕보인 간신배들 아직도 품고 계신지… 그러다 총 맞지요.

둘. 누구를 위하여

한 때 유행하던 개그 ‘같기도’ 아리송한 세태풍자였지요.

년 전에 군내 농(農) 관련 3개 단체가 떠나는 농협중앙회 서천군지부장에게 공로패를 줬었지요. 면세유 수수료 문제로 농민과 실랑이 벌이던, 농민들이야 죽든 말든 눈 하나 꿈쩍 안고 돈 냄새 풍기던 그 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농업 없는 농촌 정책에 적극 부응하시는 농촌공사의 서천지점장께 드린다지요. 이 소식을 접하고 필자의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농민들이 살만한 건가, 오지랖이 넓은 건가, 아니면 논에 물대기 어려운가, 농지은행 덕에 땅부자, 쌀부자 돼서 고맙다는 건가? 단체 사무실 무료로 쓰게 해줬던 일이 새삼 고마워서??? 농민을 위한 일 같기고 하고, 몇몇 정치 농사꾼들 입김 같기도 하고.

농림수산식품부, 농산물품질관리원, 농촌진흥청, 농촌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농협… 이런 기관들이 쓰는 돈과, 농민들이 버는 돈 어느 쪽이 많을까? 농업, 농민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셋. ‘어르신’과 ‘늙은이’

어르신 존경의 기준은 결코 학식이나, 재력, 권력이 아니지요. 필자는 경륜지덕을 동냥하는 맛에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배울 만큼 배우고 살만큼 사셔서는 어른 노릇 꼬박꼬박 하시는 분이 사리분별 못하고 노욕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은 참~. 

군청 자유게시판 글 중 ‘늙은이’라는 표현에 대해 노인폄하라는 반론이 뉴스서천 게시판에 올라 있는 것을 보고 생각해봤습니다. ‘늙은이’라는 말이 엄밀히 하대(下待)는 아니지만, 글을 읽어보니 문맥상 폄하(貶下) 느낌이 드는 ‘늙은이’라고 쓴 것은 당연하더군요. 모든 어르신을 표현한 것도 아니고, ‘사리분별 못하는’ 대상을 지목했으니까요.

나이가 많다고 다 ‘어르신’이 되겠는지요. 존경스럽지 않은 대상은 ‘늙은이’도 되겠지요. ‘어르신’으로 불리고 ‘늙은이’로 불리고는 어떻게 사느냐에 달렸겠지요.

미국유학파 방송작가 백현락 씨의 <미국분, 미국인, 미국놈>이 ‘불량국가 미국에 날리는 직격탄’이란 부제가 붙어서 재판됐다지요. 읽어보시면 ‘어르신’과 ‘늙은이’도 이해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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