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 축제"로 관광서천 미래 열자
"누렁이 축제"로 관광서천 미래 열자
  • 김정기
  • 승인 2002.10.10 00:00
  • 호수 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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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홍수,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해야
"네발 달린 것 중에 안 먹는 것은 책상뿐이고, 날아다니는 것 중에 안 먹는 것은 비행기뿐이다"는 말은 음식문화의 다양성을 표현한 말이다.
그러나 한국 음식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보신탕은 외국의 견제와 동물애호가들의 비판 속에 주체성을 상실하며 흔들린 게 사실이었고 애완견 시장의 급성장을 볼 때 어쩌면 보신탕축제인 누렁이축제(가칭)의 시도는 시대 착오적인 발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곰곰이 되짚어보면 전국의 수많은 축제 중에 보신축제는 전무하다. 어쩌면 이 같은 사실 때문에 서천이 전국 최고의 음식축제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무궁하다고 판단된다.
이의 현실에서 아주 차별화 되고 색 다른, 보신탕 중심의 보신축제인 누렁이축제의 시도를 여론화하는 바이다. <편집자 주>

축제의 홍수, 차별화만이 살길이다
우리는 지금 축제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쏟아 내는 지역 축제는 8백34개에 이르고 있고 그 종류 또한 과일에서 음식,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 같은 축제 홍수는 각 시군 마다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6∼7개 축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기와 내용이 유사한 축제가 매년 애타게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다.
서천지역 역시 새해 첫날을 여는 해돋이축제(12월31일∼1월1일)를 시작으로 동백·주꾸미축제(4월), 전국 지역문화축제로 지정된 한산모시문화제(5월), 전어축제(9월∼10월), 장항선 항구축제(9월), 남전 아리랑농장의 동백축제(4월) 등 크고 작은 축제가 연중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서천의 지역축제는 전국 상위권에 속해 있다고 하지만 다른 지역 축제에 비해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경쟁력과 차별성 부각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지역경제의 파급 효과는 겉만 요란하다는 평가다.
또 지역 내부적으로 볼 때는 서면과 한산, 장항 등 일부지역에만 국한돼 있어 지역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고 내륙지역인 판교, 문산 등은 지역축제의 소외지역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보신축제인 누렁이축제는 전국적인 관심을 이끌어 낼 것으로 판단되며 30여개에 이르는 지역보신탕 업소의 매출증대와 더불어 지역적인 단점과 아이템의 차별화전략으로 서천축제 문화의 단점을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니들이 개맛을 알아"
원로 탤런트 신구씨를 모델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모 햄버거 광고의 "니들이 게 맛을 알아"는 사실 '게맛'이 아닌 '개맛'에서 힌트를 얻었다. 기획자는 '게맛'이 '개맛'으로 다시 변형돼 입에 오르내릴 것을 예상했다는 후문이다.
고기 맛을 좌우하는 것은 씹는 맛인데 개고기는 다른 육류보다 연하고, 쫄깃거리면서도 탄성이 있어 보신탕을 즐겨 먹는 사람들에게 '니들이 개맛을 알아'라는 유행어가 뜨고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개고기에 비하면 질기고 푸석거린다고 할 수 있다. 개고기는 입에서 녹는 느낌을 주고, 씹지 않고 넘겨도 미끈하게 넘어간다. 다른 고기를 개고기로 속여 팔아도 오래 먹어본 사람이 알아보는 것이 이 때문이다. 냉동한 개고기는 이런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냉동하지 않는다.
개고기의 기름도 맛이 있다. 개기름은 상온에서 용액 상태이므로 기름덩어리를 씹지 않아도 목을 쑥 넘어간다. 다른 고기의 지방산은 살찐다느니 콜레스테롤이 많다느니, 동맥경화증에 걸린다든지 하여 제거해 달라는 사람이 있으나 개고기는 기름을 제거하면 맛이 없어진다. 그리고, 개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서 중국교포들은 고혈압과 중풍에 좋고 많이 먹는다. 개고기가 맛이 없었다면 남이 시비 걸기 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맛이 있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하여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개고기를 먹는 이유로 개고기가 맛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문결과가 보신음식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고기는 재료, 계절, 요리방법에 따라 맛이 다르다. 그러나, 어떤 고기가 가장 맛있느냐고 단적으로 묻는다면, 주저 없이 개고기라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맛이 아닌 약효로만 봐도 개고기는 으뜸
개고기 식용에 대한 찬반논쟁이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나 보신탕은 초복, 중복, 말복 등에 수요가 급증하는 계절적인 음식으로 약효와 영양가에 대해 사람들의 많은 이견이 있다.
그러나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서는 개고기의 약효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개고기의 성질은 따뜻하며 짠맛과 신맛을 내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일으켜 음경이 서게 하고 기력을 증진시킨다. 몸이 상했을 때 몸을 보하며,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 누렁이개 고기가 가장 좋고 검둥이가 중간, 흰 개가 그 다음이다. 누렁이 개는 여자에게 좋고 검둥이 개는 남자에게 좋다.
개고기는 열을 내므로 열병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다. 마늘도 열을 내므로 같이 먹으면 열이 지나치게 되므로 같이 먹지 않는다. 개를 구워 먹으면 소갈증(당뇨병)이 생긴다.
영양적인 측면에서 개고기는 훌륭한 고단백질 식품이다. 그리고 개고기를 삶으면 풀어지며, 이러한 고기는 소화가 잘 된다. 그래서 여름에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인데 반해 개고기는 탈나는 일이 없으며, 기름도 돼지고기나 쇠고기보다 수십배 소화 잘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지방질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콜레스테롤이 매우 적어서 동맥경화증과 고혈압을 예방한다.

위생적인 도축, 유통시설 급선무
이같이 맛과 영양이 탁월한 개고기를 아이템으로 하여 추진하는 누렁이축제의 문제점은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상 개는 가축이 아니어서 도축이 안된다는 점이 난제이다.
사실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업소 자체적으로 개를 도축하는 게 오늘의 현실로 보신탕에 대해 애호가들은 최고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지만 개고기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비위생적인 도축장면 때문에 그 맛을 기피하거나 혐오스런 음식으로 치부하게 된다.
누렁이축제의 주테마인 보신탕이 보다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위생처리된 개고기 전문 도축시설을 전국 최초로 서천지역에 완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개고기 관련법이 표류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어려워 보신탕 업소간의 의견조율을 거쳐 이를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도축장의 배치는 자연환경 및 주위 환경을 고려하여 도축 및 그 가공육의 운송이 편리하며, 원활한 육류 공급 증대를 최대화함은 물론, 자연통풍 및 환기를 이용해 악취, 소음, 매연등의 공해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곳이 적당하다. 축산 폐기물의 악취로 인한 환경 공해가 없는 배수 등의 기능적 측면이 양호하고, 환경과 정서상 문제가 없는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
이의 흐름에서 축제를 통해 보신탕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선 전문 개고기 생산농가의 육성과 군이 인증한 위생마크 부착을 기본으로 유통 단계를 단축시키고 도체나 지육은 부분육 형태로 유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위생도축장은 입지여건의 충분한 분석을 통해 축제 행사장이 될 판교, 문산 등의 생산지 중심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브랜드 가치 구축과 민간 중심의 보신축제로 이끌어야
사실 보신탕 하나만으로 축제로 진행시키는 것은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일정부분에 있어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슴이나 장어 등의 스테미너 음식을 지역 음식업소들이 개발해 보신탕을 중심으로 이와 연계시킨 전문 보신축제로의 개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축제 추진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축제아이템 개발과 함께 축제기간내 가격인하와 행정기관에 대한 지원 없이 순순한 민간 자율적인 축제로 진행 되야 한다는 점이다.
행사기간내 가격인하는 이번 누렁이 축제의 가장 핵심이며 성공의 관건이 되는 사항이다.
지금 서천의 전어축제나 주꾸미축제 등은 오히려 행사기간에 가격대가 상승, 많은 관광객들의 불만을 빚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축제의 사전적 정의는 단체 등이 어떤 일을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즐거운 행사이나 바가지 상흔 등으로 인해 즐겁지 되지 못한 행사가 되고 있어 서천축제에 참가한 손님들을 1회성 손님으로 묶어 버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신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사기간내 보신탕 가격을 2천원 가량 인하하는 박리다매를 기본으로 한 마케팅 기법이 요구되고 있으며 전골, 무침, 수육 등에 국한되지 않는 지역축산농가와 많은 음식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보신음식 개발로 내실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행사 진행에 있어서도 부스설치, 주차관리 등 잡다한 부분까지 행정기관에 의지해 온 축제관행을 탈피해 주민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개고기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군이 인증한 개고기전문 사육농장을 육성하고 지속적인 홍보전략과 함께 전어축제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다른 지자체의 베끼기 축제를 막기 위해 누렁이, 황구, 보신탕, 보신 등의 용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구축하여 브랜드가치를 확립하는 행정적인 뒷받침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개고기의 인식 전환과 전통음식 자긍심 유도해야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개고기를 식용으로 했지만 이러한 전통음식문화를 많은 동물 애호가들이 이러한 논지에 대해 징그러우리 만치 많은 반론을 제시하며, 강력한 자기 나름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인정하듯 오래 전부터 개는 사육되어 왔고, 각기 다른 용도를 가지고 인간의 목적에 맞도록 길들여져 온 가축이라는 사실이다.
가축은 위생적인 환경에서 합법적으로 도축하고, 그 고기를 맛있게 조리하여 먹을 권리가 개고기를 먹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 저러한 이유로 우리는 우리의 음식을 남의 눈치나 보면서 정력제나 먹듯 홀짝거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도축하여 먹는 개가 애완견은 더더욱 아닐 진데, 떳떳하게 먹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제 우리는 개고기축제 뿐만이 아니라 우리 서천 음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를 축제화로 유도하고 정당한 주장을 피력, 이를 이익창출로 이끌어야 한다.
색달라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진리를 결코 우리는 잊어선 안될 것이다.

<미리보는 뉴스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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