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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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0.05.10 13:35
  • 호수 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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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행사와 구제역

전교조 서천군지부가 주최하는 어린이날 행사가 행사 이틀을 앞두고 돌연 취소되어 어린이들의 설레었던 마음에 상처가 남게 되었다. 충남 도교육감이 공문을 보내와 구제역 발생의 위험이 있으니 ‘어린이날 행사를 자제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뉴스서천이 후원하는 어린이날 행사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는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거의 없는 서천에서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며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애써 준비한 여러 프로그램들도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렸다.
구제역은 발굽이 있는 짐승에게만 걸리는 병이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서천지역의 어린이들만이 참여하는 행사인데 동심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취소해야만 했을까. 오히려 부모와 함께 타지역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제역 때문에 행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구제역 발생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므로 이를 강행할 ‘배짱’ 갖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 국회의원의 전교조 명단공개 파문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헤아린다면 행사장 입구에 방역 시설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어린이들에게는 올해 어린이 날이 구제역과 함께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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