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이건 꿈일거야!”
독자투고 - “이건 꿈일거야!”
  • 뉴스서천
  • 승인 2002.11.07 00:00
  • 호수 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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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3시부터 3시 20분까지 나와 몇몇 애들이 과외(?)선생님이 됐다. 나는 나경민을, 찬양이는 이동현을, 봉경이는 홍성진을 맡았다.
나는 분수의 나눗셈을 기초부터 나가기로 하고 쉬운 문제부터 풀게 시켰다. 제일 쉽고 편한 방법도 가르쳐 주면서 말이다.
옆에 있는 이동현은 찬양이가 좀 어려운 것부터 내 주어 풀고있는 반면, 나경민과 나는 ‘기초부터 탄탄히’란 주장으로 분모가 같은 분수끼리의 나눗셈, 자연수 나누기 진분수, 진분수 나누기 진분수 등으로 아주 차근차근 나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나경민이 칠판 앞에 나가서 못 푼 문제보다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난 믿어지지가 않았다.
특히 대분수 나누기 대분수를 풀었을 때는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난 테스트 문제 세 개를 내 주곤 나도 답을 알아야 하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풀고 나경민도 풀게 하였다.
지금까지의 문제 중 나경민이 틀린 문제라곤 한문제도 없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내가 내준 문제는 거의 약분이 안 되는 아주 골치 아픈 문제들이었다.
테스트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세 문제 모두 약분이 안 되는 문제였던 것이다. 더 놀란 것은 곱셈과 나눗셈을 잘 하지 못하던 경민이가 가분수를 대분수로 고친다든지 하는 계산은 거의 암산으로 끝내버렸다. 나는 계산하는 식을 대부분 공책이나 책에 쓰면서 하는데 말이다.
드디어 나경민이 그 세 문제를 다 풀었다. 내가 계산한 결과와 똑같았다.
조그마한 오차도 없이 정말 다 푼 것이다. 난 정말 기뻐서 선생님께
“선생님! 나경민이 이거 다 풀었어요!”
하고 달려갔다. 선생님께서는
“이걸 다 나경민이 풀었단 말야? 나경민 집에 가!”
하고 말씀하셨다. 난 내가 나경민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뿌듯했다. 이제야 선생님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제자가 잘 하면 기뻐하시고, 제자가 못하면 마음 아파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을…….
앞으로 경민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혼나는 일 보다 잘한다고 칭찬을 받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박민정/ 서면초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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