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은 내 인생의 동반자”
“드럼은 내 인생의 동반자”
  • 최현옥
  • 승인 2002.11.14 00:00
  • 호수 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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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살아가는 나승우씨는
아직도 꿈 많은 소년.


“승우야 행복하니? 우리들 중에 지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놈 너밖에 없잖아?… 그렇게 좋아하던 음악 하면서 사니 행복하냐고?”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한 대사이다. 이 영화는 고단한 현실에서 어린 시절의 꿈과 현실의 간극이 주는 서글픔을 그리며 우리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거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승우처럼 젊은 시절 단지 음악이 좋아 악단을 구성하여 클럽에서 활동했던 시초면 후암리 나승우씨(47)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퇴물이 된 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접지 않고 교회에서 보컬팀을 이끌며 또 다른 희망을 찾기 위한 연주를 하고있어 찾아가 보았다.
“꿈은 꾸기 위해서 있는 것 아닌가요?”
꿈이 없는 사람처럼 비참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나씨는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가르치는 음악이 꿈이 되든 취미가 되든 다양한 문화체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 청소년기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전력질주 하길 바란다. 나씨가 이토록 청소년에게 관심이 많은 것은 자신의 늦깎이 인생역정 때문이다.
나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어린 몸으로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간다. 음식점 배달업무에서부터 하지 않은 일이 없었던 그는 꿈도 희망도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힘든 인생의 여정 속에서도 그의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밤늦은 퇴근길 아스라이 들리는 드럼소리였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살아온 나씨는 23살에 음악공부를 시작한다.
“늦게 시작한 공부라 손이 굳어서 배우기 어려웠다”는 그는 워크맨을 항상 들고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 후 업소에서 연주자가 빌 때마다 대타로 뛰면서 서러운 나날을 보냈다. 이런 아픔 속에서 정식 멤버가 되고 선배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손에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쇠파이프로 스틱을 만들어 고무판에 연습을 했다. 그의 노력에 감탄한 선배들은 그를 드러머로 인정하며 최고의 보컬그룹이 되었고 타 업소에서 일하는 밴드 연주자들도 들으러 올 정도였다.
나씨는 급성장하며 밴드부를 결성하였고 리더로서 대전, 경기, 경상도 등 여러 지역을 순회 공연하였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 속에서 밴드부의 위기가 왔고 해체되었다.
“17년째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지만 마음속 깊이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는 나씨는 마산에 있는 시선교회 보컬 팀을 육성하고 있다.
4년째 가르쳐 오고 있는 아이들은 수준 급은 아니지만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
얼마 전에는 지역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서천음악동호인회’를 지역의 몇몇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여 결성하기도 했다.
지금도 과거 클럽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과 모임을 갖고 가끔 지역의 특산물 축제장에서 반주를 한는 나씨.
음악에 대한 열정하나로 살아가는 나씨는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도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세상이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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