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수련관과 지역교육
청소년수련관과 지역교육
  • 뉴스서천
  • 승인 2002.11.28 00:00
  • 호수 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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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수련관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렇게 가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저는 청소년 수련관에 대한 의원님들의 행동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답답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우리 청소년의 하루 일과를 보면 아침 0교시 수업을 하고, 6,7교시 수업을 마친 후 다시 보충수업을 하지요. 그리고 나면 야간자습, 그것도 모자라 학원으로 달려가서 11시까지 공부합니다. 결국 이런 현실 속에서 의원들은 청소년 문화시설 같은 것은 필요하지도 않고 있어봐야 사용도 안할 것이라는 생각들을 하는가봅니다.
하긴 그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우리가 못 보는 것이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학원에 아이들 맡겨 놓고 안심하는 동안 학원안가고 뒷꽁무니로 빼는 애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중 3쯤 되면 아예 포기하고 떠도는 애들이 절반은 됩니다.
그 애들을 다시 잡아서 학원으로 끌어가라고요? 야간자습을 시키라고요? 그러나 고등학교쯤 가면 이미 절반 이상의 학생은 더 이상 야간자습하는 교실에 앉아있지 않다는 겁니다.
실업계 학교학생들을 생각해보세요. 그 아이들은 알아요. 자기들이 더 이상 공부해봐야 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초등 6년, 중학교 3년 동안 신물이 났거든요. 우리는 학생들이 모두 학원에서 또는 학교에서 야간자습하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거리를 배회하는 부지기수의 아이들이 갈 곳 잃고 헤매고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갈수록 그것은 증가할 거라는 겁니다.
그들을 두들겨 패서 끌어 학교에 처박으라고요? 이젠 더 이상 그런 방식으로 안된다는 것을 사실 다들 알면서 외면들 하지요. 이제 그냥 그들은 그냥 포기하고 말며 지내고 있지요. 그러면서 요즈음 청소년들이 문제라고 떠들고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흔히 생각하듯이 그들이 참을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자존감을 상실해서라는 사실을 어른들이 외면한다는 생각입니다. 자존감 그것은 스스로 무엇인가에서 성취감을 얻을 기회가 제공되어야 해결되는 문제인데, 무조건 야자에 때려 넣고 밀어 넣는다고 풀리지 않아요. 결국 그들이 입시에서 실패할 때 받는 패배감은 자존감을 송두리채 무너뜨리고 말거라는 사실이지요. 아니 아예 진학을 포기한 아이들에게는 그것도 무의미하지요.
청소년 수련관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는 것이지요.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과 내용을 마련해주려는 노력을 외면할 때 청소년 문제는 공룡처럼 커질 것이며 결국 사회의 존재기반마저 위협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너무들 안이하지요.
아니 서천에 청소년들이 다 떠나고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날에는 청소년 수련관이 필요 없겠지요. 그러나 그때 아마 서천군도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요?
심사숙고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교육을 바꿔야 하며 청소년의 삶을 바꿔줄 때가 되었습니다.
<김인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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