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도 실리도 없는 습지보호지역 지정반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습지보호지역 지정반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1.01.15 00:43
  • 호수 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류가 수렵, 채취의 이동 생활에서 정착생활을 시작한 것은 신석기시대부터였다. 지금부터 대략 6,000년 전의 일이다. ‘신석기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 시기의 변화의 핵심은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자연을 능동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숲에서 나와 강 하구나 바닷가에 정착하였다. 이는 염분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한반도에서 신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즐문토기(빗살무늬토기)는 해안이나 강 하구에서 출토되고 있다. 이 시기에 사람들이 염분을 섭취하기 위한 수단은 갯벌에 나가 조개를 잡는 일이었다. 이들은 해안 곳곳에 조개무지(패총)을 남기고 있다. 서천에서도 선사시대인들이 최초로 정착생활을 한 유적은 금강 어귀인 장항읍 장암리에서 발견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서천군 경제의 주축은 벼농사와 함께 김 양식을 비롯한 수산물이다. 김 양식에서 파급되는 경제 효과는 3,000억원을 넘고 있다.
올 겨울 들어 서천군 김 양식이 엽채 황백화 현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최종 조사용역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조사를 의뢰받은 전남 목포에 있는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는 군에 영양염(시비, 영양제 처리) 공급을 위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로 보아 엽채 황백화 발생은 바다 환경의 변화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천군 연안의 환경 변화는 새만금 방조제가 주된 원인이다. 유속이 느려져 토사가 쌓여 갯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강하굿둑으로 강과 육지가 차단되며 모래와 영양염류의 유입이 단절되었다. 이로 인한 결과는 바다의 황폐화이다.
이러한 시기에 군과 정부는 습지보호지역을 기존의 비인면, 종천면 앞바다에서 마서면과 유부도를 포함한 장항읍 연안 갯벌로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싱싱한 갯벌이 있어야 생명력 넘치는 바다가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조치이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을 해야 외지에서도 서천에서 나는 수산물을 더욱 신뢰할 수 있어 상품가치도 높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요구할 명분도 쌓게 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어민들은 습지보호지역 확대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갯벌은 서천군 연안에서 잡히는 각종 어족자원의 산란장이다. 이러한 갯벌을 잘 보전하여 바다를 살리자는데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이 이를 반대하는 일을 이해할 수 없다.

어민들은 지난 12월 군산복합화력 발전의 가동을 중단하여 어족자원의 산란장인 금강하구 갯벌을 살려야 한다며 집회를 벌인 바 있다. 이러한 어민들이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을 안한다고 해서 어떤 실리가 있는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반대에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가 죽어가도 방치하자는 얘기밖에 안된다. 어민들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환영해야 마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