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인심으로 설 한파 녹이자
훈훈한 인심으로 설 한파 녹이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1.01.31 11:30
  • 호수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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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강추위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강호는 두껍게 언 얼음 위에 눈이 쌓여 설원 평야처럼 보이고 청둥오리들은 먹잇감을 찾아 조급하게 눈쌓인 논을 파헤치고 있다.

이러한 한파 속에서 발굽이 있는 짐승들에게 발병되는 구제역이 전국을 ‘살처분’이라는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어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군에는 전염이 되지 않았지만 한밤중에도 방역초소 곳곳에서는 추위에 떨며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훈훈한 인심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28일 서천군 마서면의 한 농부는 자신의 농가에서 수확된 쌀 74포대(시가 130만원 상당)를 불우한 이웃에 써달라며 면사무소측에 전달했다.

어느 마을의 부녀회에서는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관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쌀 29포(20kg)와 김 29박스를 경로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서천읍에 있는 한 건설회사 대표는 120만원 상당의 떡국용 떡 100포를 어려운 이웃에 전해달라고 내놓았으며 한 출향 인사는 수년 전부터 매년 설과 추석 두 차례에 걸쳐 김 120박스를 보내와 소외된 가정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각계에서 온정의 손길이 뻗치며 추위에 꽁꽁 언 설 대목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이같은 이웃 사랑의 정신은 오랜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전통이었다. 60년대만 해도 설날이면 아침 차례를 마치고 가까운 이웃에 음식을 돌리고 마을의 어르신을 찾아 문안 인사를 드리는 세배꾼들로 동네 골목이 북적였었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농촌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지며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차츰 사라지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는 수천년 내려온 전통이 살아있다.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은 아직도 이 사회에서 배척받고 있는 것이다.

서천군은 노인 인구수가 특히 많다. 이 가운데에는 독거노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제 설 명절을 맞아 우리 가까운 이웃에 어려운 분들은 없는지 곰꼼히 살펴보자. 몇몇 단체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우리 가까운 이웃을 돌아보고 우리 전통의 덕담을 나눈다면 강추위쯤은 저만큼 물러나고 활기찬 새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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