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식량 위기 온다
지구촌 식량 위기 온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3.26 01:26
  • 호수 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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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증가·육류소비·바이오에너지…수요증가 요인
농경지 유실·생산 정체·기후변화…공급감소 요인

불과 5년전 0.1%에 불과하던 우리밀 자급률이 지난에 3%대에 이르렀다. 이는 국제 곡물가 상승에 힘입은 바 크다. 국제 곡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하다. 격월간지 <녹색평론> 3, 4월호는 지구정책연구소 소장 레스터 브라운의 ‘2011년 식량 대위기’라는 글을 싣고 있다. 다음은 이 글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지난 1월 5일 유엔식량농업기구는 12월의 식량가격지수가 역대 최고라고 발표했다. 곡물가의 폭등은 수요와 공급 양면 모두에 원인이 있다.
수요의 측면에서는 인구 증가, 경제적 풍요, 곡물을 자동차 연료로 하는 추세가 그 원인이다. 공급의 측면에서는 토양 침식, 대수층 고갈, 농토 유실, 관개수 상실, 농업 선진국에서의 생산량이 한계 도달, 기후변화 등이 원인이다.

◇식량수요 증가 원인

1970년 이후 세계 인구 증가율이 떨어졌다 해도 해마다 8천만명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 저녁 당장 21만 9천명의 입이 늘어났고 내일 저녁에 또 21만 9천명이 늘어나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빈 그릇을 마주할 것이다.
인구증가에 더하여 현재 30억명이 곡물을 먹여 키운 동물의 고기를 더 많이 먹고 있다. 개발도상국가들에서 고기, 우유, 계란의 소비 증가는 전례가 없을 정도이다. 현재 중국의 전체 고기 소비량은 미국의 두 배에 근접하고 있다.


식량수요 증가의 또 하나의 요인은 자동차 연료를 위해 곡물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09년 4억1,600만톤의 곡물을 수확했는데 이 가운데 1억1,900만톤의 곡물이 자동차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에탄올 공장으로 갔다. 이는 1년 동안 3억 5천만명을 먹일 수 있는 양이다. 디젤 차량이 많은 유럽에서는 식물(주로 유채씨 및 야자)에서 뽑은 디젤유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식량작물을 재배할 땅이 줄어들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열대우림을 밀어내고 야자농장이 세워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연간 곡물 소비 증가가  배가했다. 1990~2005년 동안에는 전세계 곡물소비량이 연평균 2,100만톤 증가했는데 2005~2010년 동안에는 연평균 4,100만톤 증가했다.

 

◇곡물생산의 저해요인

전세계 농경지의 1/3에서 새로운 흙이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표토가 유실되고 있고 이에 따라 비옥도가 상실되고 있다. 두 개의 거대한 황진(黃塵)지대가 형성되고 있는데 하나는 중국 북서부, 몽골 서부, 중앙아시아에 걸쳐 있고 다른 하나는 중앙아프리카에 형성되고 있다.


또한 대수층이 소실되면서 세계 여러 곳에서 관개 면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절반이 지하수를 지나치게 뽑아 써서 지하수면이 낮아지고 있는 나라들에서 살고 있다. 지하수면의 하락은 이내 식품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밀 자급이 가능했던 것은 이제는 고갈돼버린 화석대수층 덕분이었다.


단위면적당 곡물수확량이 꾸준한 증가를 보여왔던 일본은 쌀 생산이 정체된지 14년째다. 한국과 중국의 쌀 수확량도 이에 근접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이 유럽에서도 일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에서 더 이상 밀 수확량이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계 곡물 생산의 성장을 늦추고 있는 또하나의 요인은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들에서 산업적 건설, 도로와 주차장이 농토를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중국에서는 자동차가 2천만대 팔려나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험으로 보아 자동차가 500만대 추가될 때마다 땅 100만에이커(1에이커=4047m²)포장되어야 하며 그 땅은 대부분 농토이다. 또한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관개용수가 그만큼 부족해진다.


곡물증산을 가장 어렵게 하고 있는 요인은 상승하는 기온이다. 작물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작물 성장기에 기온이 최적온도보다 섭씨 1도 오를 때 곡물 수확량이 대략 10% 줄어든다. 2010년 여름 러시아 서부의 기온이 평년에 비해 크게 치솟았고 그 결과 추수는 1/10로 줄어들었다.


산악빙하가 녹는 것도 식량생산을 위협한다. 히말라야나 티벳 고원 등에서 빙하가 녹은 물이 건기 동안 인더스강, 갠지스강, 메콩강, 양쯔강, 황하 등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더 앞을 내다보면 해수면 상승이 가장 위협적이다. 해수면은 이번 세기 동안 6피트까지 올라갈 위험이 있는데 3피트 상승만으로 방글라데시의 논 절반이 물에 잠긴다.
각국 정부들은 군사적 지출로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효율적인 물관리, 토양보존, 인구안정으로 투자를 돌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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