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은 사랑의 열매
마술은 사랑의 열매
  • 최현옥
  • 승인 2002.12.12 00:00
  • 호수 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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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술사 오은영씨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그녀의 손짓은
사랑의 통로이다.”

그녀가 마술을 보여주기 시작하며 사람들은 행복해졌다.
서로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열고 겨울밤 포근히 내리는 흰눈처럼 서로를 덮어주고 감싸주었다. 그녀의 손짓은 사랑의 열쇠이다.
“마술은 트릭에 불과하지만 소통과 교감의 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사람들에게 행복의 주문을 걸어요”
서천출신으로 마술사로 활동중인 오은영씨(27)는 자신이 선보이는 마술을 보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자신을 행복의 전령사로 소개했다.
또 속임수를 알면서도 속아주는 사람들을 보며 ‘세상은 속고 속는다’고 하지만 그 곳에서 아량과 배려를 배운다.
그래서 마술의 대중화를 위해 젊은이의 거리 신촌에 3년전 마술카페 바그다드를 개업했다.
카페 벽면을 그림과 카드로 장식하고 특별마술쇼를 비롯, 손님들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마술을 선보이고 즉석에서 생활마술을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고난도의 마술보다 간단하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빈손으로 불을 만들어 내는 반딧불 마술, 연인들을 위한 사랑 점, 카드 쇼 등을 선보였다. 이 마술은 어린이에게 과학적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연인·부부들의 경우 관계개선의 역할을 하며 바그다드는 사랑의 집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마술쇼를 보고 문하생을 지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바그다드 매직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오씨가 마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스튜어디스로 근무시절 선배가 선보인 성냥갑 묘기를 구경한 후.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녀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긴장을 풀기 위해 마술을 선보였고 대인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마술은 단지 트릭이 아닌 사람과 사람간의 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스튜어디스 활동을 하며 1년 간 공부했다.
지금은 그녀의 노력 덕에 사람들이 마술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여자의 몸으로 마술을 배운다는 것은 많은 제약이 따랐다. 마술사의 길을 걷기로 한 그녀는 좀더 전문적이고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미국·일본·홍콩 등지에서 2년 간 마술을 익혔으며 지금도 국내·외 마술사의 쇼 관람을 비롯, 개인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000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보조로 첫무대에 올랐을 때 설렘과 떨림, 감동을 잊을 수 없다”는 오씨.
1초안에 옷갈아 입기 마술을 필두로 다양하고도 여성스런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을 살린 1백여 가지의 마술을 선보이지만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현재 TV 프로그램과 행사장, 해외공연 등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장소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참석하고 있으며 그녀는 어느새 국내에서 여성 마술사로 자리 매김 하고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고향을 떠나 20여 년 간 타지 생활을 하며 가슴한곳에 외로움이라는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는 그녀는 “외로움의 정서를 알고 있는 자신은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마음하나 제대로 열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고 말했다.
대중의 감동을 머릿속에 염두하고 마술을 선보인다는 오씨, 그녀의 마술은 모성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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