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기에 달린다
길이 있기에 달린다
  • 최현옥
  • 승인 2002.12.12 00:00
  • 호수 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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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동호회 ‘서면 러너스 클럽’
“헉헉∼”
겨울비가 오는 일요일 아침7시,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 거친 숨소리를 내 뿜으며 비속을 뚫는 사람들이 있다. 서면의 한적한 해변과 산이 어우러진 부사방조제를 수놓는 이들은 하나의 수채화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서면 러너스클럽 회원들, 지난 10월 28일 결성된 새내기 동호회는 30대 나이구성으로 서천화력발전소 사람들과 서면주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찬비를 맞으며 달리니 더 시원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유제빈씨(34)의 얼굴은 땀과 비로 범벅이다.
“이까짓 비야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니죠”
‘달릴 수 없으면 죽음을 달라’를 부르짖는 동호회 기대주 김요섭씨(32) 역시 한 몫 거든다.
“서면의 아름다운 자연과 벗삼아 남편과 함께 뛰면 부부애가 살아나요”
연습 때마다 남편과 함께 하며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김윤숙씨(35)는 웃음꽃을 피어낸다.
김씨를 필두로 동호회에서 ‘남자들이여 물렀거라∼’를 외치는 여성 3인방 조선영(32)·임은지씨(35)는 막강 여성 파워를 선보이고 있다.
살빼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자신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조씨, 동호회 내에서 의사로 불리는 임씨 등은 이제 자신을 마라톤 매니아로 불러주길 바란다.
이들은 새내기 동호회라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이른 아침부터 어떤 악조건이라도 이겨내며 서로의 방패막이 되고 있다.
5개월 전부터 서면 지역에는 유제빈씨를 주축으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학창시절 육상부에서 활동했던 8명의 사람들이 주축으로 마라톤 모임을 가져온 것. 이들은 뜻을 모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러너스 클럽은 벌써 대전시민마라톤대회와 전마협 국제하프마라톤대회 출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홈페이지(http://lovesc.com/)를 개설하여 인터넷상 회원도 모집하고 있다.
동호인들은 겨울의 극심한 기후 변화로 요즘 연습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마라톤 경력 3년을 자랑하는 이시우씨(34)의 도움으로 체력강화훈련과 스피드훈련으로 나눠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있으며 격주로 남산일대와 서면 부사방조제를 달린다.
오는 18일 에는 서면 마량리 일대에서 회원간 화합을 다지는 마라톤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면 러너스 클럽은 마라톤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지역의 관광지와 특산물을 홍보하고 지역축제와 문화유산 가이드 역할까지 계획 중이다.
또 지역에 산발적으로 존재하는 마라톤 동호회의 협의체를 구성, 전국단위 마라톤 대회를 유치하고 서면의 아름다운 풍광을 전국에 알리고 싶은 포부가 있다.
클럽에서 가장 연장자로 통하는 회장 강구영씨(41)는 “마라톤은 나이를 뛰어넘는 운동임을 동호회 활동을 통해 알게 되었다”며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길 바랬다.
빠른 스피드 보다 개인 풀코스 완주 목적으로 한다는 서면 러너스 클럽은 이제 작은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완주를 목표로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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