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왜 친환경 농업인가?
■ 기획취재 / 왜 친환경 농업인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7.04 14:45
  • 호수 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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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산물, 틈새시장 벗어나 주류로…
서천군 친환경농지 1.2%, 전국평균 11.7%

▲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논의 모습. 이 벼는 만생종인 녹미로 쌀알은 푸른 색이다.
서천군 친환경 인증농가 96가구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 인증 면적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농촌 들녘에서는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줄이면서 수질이 좋아져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2급 동물로 지정한 긴꼬리투구새우가 광양시를 비롯한 도내 28곳의 벼재배단지에서 발견되었다 한다.


2010 서천군 통계연보에 따르면 서천군 전체 면적 358㎢ 가운데 논의 면적이 107.3㎢로 30.0%이고 밭이 32.4㎢로 9.0%에 이르러 전체 경지면적은 139.7㎢이다.
이 가운데 저농약·무농약·유기농산물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지는 1.7㎢로 1.2%로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돈다.


지난해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친환경 농지는 전체 농지의 11.7%이며 이 가운데 저농약이 6.8%, 무농약이 4.1%, 유기농이 0.8%로 집계됐다.
서천군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서천군의 친환경 농지는 저농약 1.1㎢, 무농약 0.6㎢, 유기농 0.02㎢에 불과하다. 농가 수로는 저농약 42가구, 무농약, 52가구이며 3년 이상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은 2가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학교급식 증가와 친환경농산물 판로 확대 등으로 인증 농산물의 수요가 늘면서 주민들의 친환경인증에 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김인구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서천군농업대학과 영농교육 등 친환경농업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농업인 스스로가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 관심이 많다”며, “오는 2016년부터 저농약 인증이 없어짐에 따라 현재 저농약 단계에 있는 농가들에 대해 연차적으로 무농약 이상으로 높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는 친환경농산물 수요

지난해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내외 친환경농업 시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친환경농업 시장 규모는 3조6500억 원 규모로 전년보다 7%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2001년 친환경인증제도가 시행된 이후 2009년에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10%를 넘어서게 되었으며 친환경 농산물은 이제 틈새시장을 벗어나 주류로 치닫고 있다.


이를 수요의 측면에서 분석하면 안전성이 검증된 친환경농산물의 소비가 도시의 20-30대 젊은 주부층과 40-50대 중산층을 중심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자녀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노력이 더해져 지자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친환경농산물 학교 급식에 참여하는 학교도 크게 늘고 있다.


2005년 친환경농산물 급식학교는 5650개 학교에서 2009년 7707개교로 증가했으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곳곳에서 ‘친환경농산물 무상 급식’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앞으로도 친환경무상급식 학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천군에서도 나소열 군수는 점진적으로 친환경무상급식으로 전환해 나갈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수요의 급증에 따라 생산량도 크게 늘고 있지만 최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한-미, 한-호주, 한-중 FTA가 속속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농가의 친환경 경쟁력이 중국에조차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친환경 전환, 마음 비우는 결단 필요

일반 관행농업에서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기란 쉽지 않다. 마서면에서 유기재배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구칠완(서천군 친환경농업인 연합회 회장)씨는 “마음을 비우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삭이 팰 무렵 벼는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 효과가 빠른 화학비료의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 축분과 미생물을 사용하여 만든 유기질 비료를 시기를 잘 맞춰 시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서 1987년도부터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조찬준(53 전주·정읍 한살림 이사)는 유기농이란 원칙적으로 땅에서 나오는 알곡만 털고 나머지는 모두 그대로 땅으로 돌려주는 농업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 지력이 유지되어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에서 가져온 쌀겨나 볏짚을 넣는 것도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쓸 뿐이지 엄밀한 의미에서 착취농업으로 유기농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가 20대 후반  처음 유기농을 시작할 때 동네에서 ‘미친 놈’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의 표현대로라면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요즘 그는 강사로 초빙되어 이곳저곳으로 불려나가 자신의 영농체험을 들려주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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