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왜 친환경 농업인가?- (3)과수작목
■ 기획취재 / 왜 친환경 농업인가?- (3)과수작목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7.13 10:54
  • 호수 5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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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농작물이 한창 생장하는 6, 7월에 고온다습한 우리나라의 기후는 병충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어서 유기농업을 하기에 매우 불리합니다. 더욱이 봄에 개화를 하고 이어 열매가 성장을 하는 과수작목에 있어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국내에 몇 안되는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과수원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우리 배는 술, 커피, 보약도 먹어요”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화학물질이 자연 망친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에 있는 흙농장의 1만㎡(약 3천평)의 과수원은 새들이 날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을 쳐놓았다. 이 안에서 유기농산물 배와 오디가 생산되고 있다.
놀랍게도 곳곳에서 뽕나무 잎에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애벌레인 누에도 볼 수 있었다. 저절로 나방이 날아들어와 번식을 했다는 것이다.


농장주인 최동춘(52)씨는 뽕잎을 갉아먹는 누에를 처리하기에 고심이다. 이대로 두면 내년에는 더욱 개체수가 늘 것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뽕나무 가지를 쳐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쳐낸 가지는 가축 사료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비료로 만들어 다시 땅에 되돌려준다고 한다.


배나무에는 하얀 봉지로 열매를 싸놓았다. 열매에 일일이 봉지를 씌우는 것은 열매를 벌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흰 봉지를 씌우면 배 색깔이 검어진다고 하는데 저는 상관하지 않아요. 배야말로 껍닥(껍질)째 먹어야 좋습니다.”


그가 생산한 배는 품질이 뛰어나기로 이름이 나 서울의 한 재벌 회장이 단골 고객이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받는데 택배로 배를 보낼 때에는 지역의 특산물인 천일염이나 젓갈 등을 곁들여 보낸다고 한다.
매년 배꽃이 필 무렵이면 축제를 열고 오디를 딸 무렵이면 오디따기 축제를 열어 도시의 소비자들이 이 농장을 찾아와 생산 현장을 직접 확인한다.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으려면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최동춘씨는 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기비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농가부산물인 볏짚이나 쌀겨, 깻묵 등에 해산부산물, 미생물제 등을 첨가해 유기 퇴비를 만드는 것이다.
배나무 아래는 온통 잡초이다. 특정 녹비작물을 권장하기도 하는데 여러 종류의 잡초가 자연 그대로 자라도록 해야 서로 견제를 하며 병충해가 덜 생긴다고 설명했다.


해충을 퇴치하기 위한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우리 배는 술도 먹고 커피도 먹고 담배도 먹고 보약도 먹어요.”
주정과 커피 찌꺼기, 담배꽁초 우려낸 물 등을 해충퇴치제 만드는 데 사용하고 할미꽃 뿌리 등 독초의 뿌리를 달여 뿌리기도 한다며 한약 달이는 데 사용하는 중탕기를 보여주었다.


환경단체 ‘풀꽃세상을위한모임’ 회원이기도 한 그는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화학물질이 자연을 망가뜨리고 결국 사람 입으로 들어가 건강을 망치게 됩니다.”라며 이러한 화학물질인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유기농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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