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과 레임덕(Lame Duck)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과 레임덕(Lame Duck)
  • 뉴스서천
  • 승인 2011.09.14 05:05
  • 호수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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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 덕(Lame Duck)은 일종의 권력누수 현상이다. 즉 권위나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먹혀들지 않아서 행정 수행에 차질이 생기는 현상이다. 임기말 증후군으로 새로운 수장이 취임할 때까지 약 3개월 동안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레임덕 현상이 현직 군수의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서천군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소열 군수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 군수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어찌 감히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겠느냐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본래 바라던 바’라는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으로 해석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하겠는가?
3선에 성공한 나소열 서천군수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대안사업의 완성은 군민들이 준 책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꿈은 이런 일들을 마치고 해도 충분하다”는 언급에서도 드러났듯이 정치에 꿈을 품은 젊은 선량의 포부는 이미 예견돼 왔다.
더구나 이 같은 추론은 최근 나소열 군수의 행보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나 군수는 군민과의 약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라도 총선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거꾸로 해석하면 군민들의 여론이 총선출마쪽으로 기운다면 당연히 출마를 하겠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당초 3선 도전시 선언했던 임기 중 꼭 해야 할 일의 마무리는 실종됐고, 대부분의 정치인이 그랬듯이 명분에 따라 설자리를 만드는 관행에는 예외가 없어 보인다.
나군수의 총선 출마설로 인한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재선거를 의식한 일부 정치인들의 급작스런 행보로 조기에 선거 바람이 불고 있고, 이들이 총선과 대선을 명분으로 활개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혼란스럽다. 특히 채 1년도 남지 않은 총선 출마 바람으로 공직사회마저 술렁이고 있다.
당장 시급한 현안 사업은 물론 생활 밀착형 행정 수행 과정 곳곳에서 빈틈이 드러나고, 적당주의가 성행하고 있다.
그만큼 나군수의 입지가 강력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3선의 장기집권으로 인해 공직자들이 길들여져 있어 소신있는 행정 수행이 어렵게 된 것이 현실이다.
내년 4월 11일에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있고, 12월 19일에는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여기에 군수 재선거까지 치르게 된다면 서천군은 이른바 혼란의 선거 정국에 빠질 것이 뻔하다.
따라서 군민들은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공직자들을 지켜봐야 한다.
‘언감생심(焉敢生心)’에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으로 가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돌아보지 않는 ‘불고염치(不顧廉恥)’로 진행하는 수순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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