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 만듭시다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듭시다
  • 최현옥
  • 승인 2003.01.01 00:00
  • 호수 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산면 송산리 박관구이장(46·사진중앙)을 보면 봉사와 헌신으로 다일공동체를 이끄는 밥짓는 시인 최일도 목사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어 가는 농촌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을 사랑이 꽃피는 공동체로 만들고 싶은 박씨는 아름다운 마을을 목표로 묵묵한 실천을 하고 있다.
“저는 우리 마을 머슴입니다”
8년째 이장을 하고 있는 박씨는 “이장은 주민의 편의를 위해 있는 사람으로 자신은 성실과 봉사를 신조로 주민들과 화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 업무는 물론이고 마을청소를 비롯하여 몇 년째 폐품 분리수거 등 환경정리를 도맡아 하고 있으며 송산리를 그 어떤 마을보다 청정지역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마을 노인들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문안인사를 하며 부모처럼 모시는 ‘효도이장’을 실천하고 있어 주민들은 ‘우리이장 최고!’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서천 토박이로 살아오며 동네 어르신들의 후원으로 더 열심히 일했고 나에게는 행복이다”는 박씨는 오히려 주민들에게 받은 것이 더 많다고 전한다.
아침 8시, 한산면사무소에 출근하여 면사무소직원을 맞는 박씨는 제2의 공무원이다. 5년째 한산면 이장단협의회 회장을 맡아오며 1주일에 주말을 빼고 매일 출근하는 그에게 주5일 근무제도는 통하지 않는다.
그의 근면함과 성실성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그 또한 행정업무에 협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9개 마을을 이끌다 보면 갈수록 지역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만연한 모습을 접하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는 박씨는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생각으로 협의체를 운영한다.
그리고 충돌되는 의견이 있을 경우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으며 특성이 제 각각인 29개 마을을 공동체로 만들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충남 환경보존대상을 비롯하여 농림부, 도지사, 군수 표창 등 지금까지 10여 개가 넘는다.
어쩌면 이런 박씨의 모습은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한 아버지의 모습이 전수된 것.
“더도 덜도 말고 아버지가 한 것만큼만 하겠다”는 박씨에게 아버지의 묵묵한 실천은 큰 힘이 된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역을 등지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는 박씨는 시골의 훈훈한 인정마저 시들해 질까 걱정이다.
“그동안 자신이 해온 일은 너무 적은 부분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농촌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 가야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것이다”는 박씨. 작은 불씨가 온 들판을 태우듯 지역의 이런 작은 화합과 실천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살아가길 당부했다.
“서천이 충남의 오지라는 말이 입버릇이 되어 버린 요즘 음성 꽃동네처럼 한사람의 실천으로 우리 지역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박씨는 행동파로 붉은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청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