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풀 이야기 / 산 국
■ 우리 풀 이야기 / 산 국
  • 김지홍 시민기자
  • 승인 2011.11.07 11:26
  • 호수 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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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다 가도록 향기 전해주는 친구

 

산에 피는 국화라 해서 산국이라고 부른다. 높은 산이든 마을 근처 낮은 산자락이든 흔히 볼 수 있다. 9월부터 시작해서 가을이 다 갈 때까지 오랫동안 선명하고 노란 꽃을 피운다. 진한 향내는 온몸에 가을 기운을 물씬 전해준다. 가을이 다 가도록 산국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친구이다.
같은 국화과 국화속이면서 산국과 아주 유사한 꽃이 감국이다. 감국은 꽃 지름이 2센티가 넘어 산국보다 크다. 감국보다 작은 산국을 개국화라 부르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식물은 거의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둘을 구별하지 않고 야국, 황국, 야산국, 야국화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방에서도 약효나 용도를 동일하게 여기고 있다.
산국을 포함한 모든 국화 종류는 한방에서 약으로도 사용하는데 꽃차례를 따서 햇볕에 말렸다가 쓰면 된다. <본초강목>에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위장이 편안하고 사지를 고르게 한다”고 적혀있다. 꽃이 피기 직전 꽃봉오리를 따서 그늘에서 말려두면 국화차가 된다. 찻잔에 두세 개 정도 띄워두면 꽃봉오리가 벌어지며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다. 명안차라 하여 눈을 맑게 해준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10월에 핀 좋은 산국을 따다가 국화주를 담갔다. 국화주는 산국의 꽃과 생지황, 구기자의 뿌리 껍질에 찹쌀밥을 섞어서 빚는데 풍을 다스리는 치료제로 매우 귀하게 여겨 약이 흔치 않던 시절 가정상비약이 되었다. 지금도 고혈압 환자들이 애용하는 약술이다. 꽃을 말려 배개 속에 넣고 자면 머리가 맑아지고 단잠을 잘 수 있다 한다.
남쪽 지방에서는 겨울에도 산국의 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산국을 마당 한쪽에 심어 해마다 곁에 두고 싶으면 씨앗을 따서 마른 상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뿌리면 된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경에 순의 끝부분을 손가락 길이로 잘라 모래에 꺾꽂이해도 된다. 산국은 추위에 강하고 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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