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지배하는 휴대폰
인간을 지배하는 휴대폰
  • 한기수 칼럼위원
  • 승인 2011.11.21 10:56
  • 호수 5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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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수 칼럼위원
우리나라 IT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정보화 사회는 인간의 삶까지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휴대폰 가입자 수가 5,000만 명이 넘고, 그중 스마트폰 가입자 수도 2,000만 명이 넘는다 한다. 이제 우리 일상에서 휴대폰은 선택이 아닌 필수품이 되다 보니 출퇴근 버스, 지하철 안에서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하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하며 걷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통화 음질이 좋고 문자만 제대로 가면 만족했으나 이제는 휴대폰으로 수없이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고, 듣고, 함께 공유한다. 이렇게 편리한 기계를 유익하게 쓰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청소년들의 휴대폰 사용은 어떤가?
기성세대들이 라디오나 텔레비전에 재미를 느끼며 의존하고 적응해갔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아니 휴대폰과 미디어 중독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꽤 많다. 휴대폰에 과할 정도로 집착하고, 자신의 손에서 잠시라도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심지어는 가족과의 대화보다도 휴대폰이 좋고, 친구관계에서도 직접 대화보다는 휴대폰을 통한 문자로 소통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취미생활도 소홀할 수밖에 없고, 단체생활도 적응을 못 한다. 또한, 기기의 거듭된 발전으로 요즘 휴대폰 하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가 하면 자신의 생각을 아무런 여과 없이 트위터(twitter)에 올려 당사자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다. 그러한 행동은 진정한 인간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안 되고, 그로 인해 피해는 상대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며 사회 문제로까지 파장을 일으킨다.
둘째,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몰입하는 휴대폰
길을 걷는 사람의 과반 수 이상이 휴대폰을 귀에 대고, 보며 걷고 있다. 필자는 운전을 하고 가다 신호대기 중에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간혹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다. 무엇이 그리 궁금하고,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신호가 바뀌었는지도 모른 채 휴대폰에 몰입하는지 솔직히 묻고 싶을 때가 많다. 교통사고 중에 상당수가 휴대폰과 연관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우리 일상에서 이제 휴대폰은 앞서 얘기했듯 선택이 아닌 필수이긴 하나 너무 심하지 않은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공공장소에서는 자신으로 인해 남에게 불쾌감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산업화가 발전하고 복잡한 사회구조가 이루어지면서 현대인들도 다양한 사회에서 바쁜 생활을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분명 공해임에는 틀림없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기주의 형태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인간을 지배하는 휴대폰이 아닌, 건전하고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형성하는 기기가 되어야 한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기기를 잘 활용하려면 지나친 집착이나 몰입이 아닌 적적히 조절해 가며 써야 하고, 현대의 기술은 사람의 욕구와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술 자체가 스스로 업그레이드되는 경향이 있으나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을 무조건 따라가기 보다는 자신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고 적응하면서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갈 때 인간이 지배당하는 기기가 아닌, 건전하고 알찬 정보화 사회를 우리의 삶에 접목 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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