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시 한책 읽기 토론회 지상중계
한도시 한책 읽기 토론회 지상중계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1.11.21 11:23
  • 호수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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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책읽기 통해 소통의 희망을 쏘다

 

뉴스서천에서 독서문화의 생활화와 지역민들의 소통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한도시 한책읽기 운동이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 17일 서천주부독서회 주관으로 2011 한도시 한책읽기 ‘봉주르 뚜르’ 도서 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에는 주부독서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서천고등학교와 서천여자고등학고 학생 10명이 토론 및 진행자로 나서 나에게 있어 조국의 의미, 만일 나의 이성 친구가 북한의 소녀라면, 통일이 된 후 결혼식 풍경, 우리학교에 북한 학생이 전학왔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한도시 한책읽기가 해마다 이어진다면 서천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등 5개의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의 사회 및 진행은 서천고등학교 박재형, 김종우 학생이 맡았고 지도교사로 서천고 이수일, 서천여고 임낭아 교사가 함께 했다.      

 <편집자 주>

 

우리 학교에 북한 학생이 전학 온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신지원

북한에서 전학 온 아이가 있다면 이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아마 각양각색일 것이다.  모두 같은 아이를 대하지만 학생들마다 반응이 다른 이유는 전학 온 아이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는 것 보다 평소 북한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학생과 함께 같은 교실 안에서 같은 수업을 받는 날이 언젠가는 반드시 올 것이다. 사람들 사이의 대부분의 오해와 다툼의 씨앗이 큼직큼직한 문제들이 아닌 사소한 것들로 인해 생겨는 것처럼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나 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들 같은 개인적으로는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여 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서로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 언제 만날지 모르는 북한 아이와 진심으로 친구가 되기 위해, 또 그들의 새로운 친구가 될 자세로 북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한다.

 

 

나에게 있어 조국의 의미란 무엇인가

서천고등학교 2학년 김병연
 
남한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자연스레 외래문화가 유입되어 서양 국가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에 비해 북한은 고유어 지키기 운동, 외래어 우리말로 바꾸기 운동 등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하려 힘써왔다. 이런 차이점을 가진 두 문화가 만난 결혼식의 풍경은 우리의 민족문화의 전승을 비판적으로 계승, 발전시킨 모습이어야 한다. 우리의 전통 결혼식은 그 자체를 행하는 것이 전통 문화를 실천하는 것이며, 아울러 혼인식의 주체가 원한다면 전통적인 풍물소리나 다양한 전통 축제 놀이 문화 등을 더하여 남들과는 다른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절차가 매우 엄격하고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부모님이 정해주신 배필과 식을 올려야 했기 때문에 퇴폐적이라는 비판도 들을 수 있다. 그에 반해 서양의 문화는 합리주의를 중시해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 현실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장점만을 살린 모습의 두 문화가 만난 결혼식의 모습이어야 한다.

 

 

 

만일 나의 이성 친구가 북한의 소년이라면
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영지

연애. 남녀 간의 사랑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듣기만 해도 대부분 가슴이 설렌다. 우리 남한에서는 인터넷의 발달과 비교적 개방화된 성문화로, 연애에 대해 굉장히 자유롭고 사람들의 인식도 개방적인 편이다. 연애를 하는 사람들 또한 다양하다. 반면, 보수적인 북한은 남한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북한에서는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부화사건’화 되어 처벌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한 뒤에 북한 이성 친구와 바람직한 이성 교제를 하게 된다면 그들의 문화, 생활 방식, 풍습 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 넓힐 수 있으며 내 자신이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이성 교제를 하려면 문화, 생활 방식, 풍습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며 따라서 많은 시간도 들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호기심에서가 아닌 진심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다 보면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바람직한 교제를 이어나갈 수 있다.

 

 

만일 나의 이성 친구가 북한의 소녀라면
서천고등학교 2학년 이재복

이 책에서 조국은 ‘조상 때부터 살아온 나라. 자기가 태어난 나라, 부모의 나라’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이는 누구나 흔히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멕시코에 유학을 갔다 온 후 그 곳에서 생각했던 생각이 하나가 있었는데 그 생각은 같이 유학을 온 외국인 친구들 중에 어렸을 때 다른 나라로 입양된 한국인 형들을 보면 왜 같은 한국인이면서 너무나 다른 그 형들이 한편으로는 부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동정심이 들었다. 형들은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자신감 있게 영어와 스페인어로 애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외국인 친구들과 자신감 있게 영어나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끔씩 그 형들이 자신들을 낳아주신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서 그 순간만큼은 나보다 왜소해 보였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조국은 우리의 교포들에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한 도시 한 책 읽기’가 해마다 이어진다면 서천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서천고등학교 2학년 정의진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의 ‘Washington Center for the Book’ 에서 `만약 온 시애틀이 같은 책을 읽는다면..`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시민독서운동인 ‘한 도시 한 책 읽기’는 이미 많은 언론을 타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03년부터 우리나라에도 도입 되면서 지역사회에서 일정기간 동안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모든 시민이 함께 읽고 토론함으로써, 책과 책읽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책과 문화를 통한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화합하여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건강한 문화가 서천사회에도 이어진다면 서천사회의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 노인 분들까지 하나의 책으로 통일된 사고를 가지고 건전한 독서 토론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한 도시 한 책 읽기’가 해마다 이어진다면 서천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지세영

내가 생각하기에 서천 사회에 있어 ‘한 도시 한 책 읽기’의 전망은 여러모로 밝다.이 운동 덕분에 나는 평소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며 평소의 나였다면 잘 생각해 보지 않았을 남북문제, 그리고 통일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운동 덕분에 독서토론 대회에도 나가게 되었고 나의 경험의 폭을 한 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운동은 우리 교실 안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관심사가 달라 잘 대화하지 않던 친구들 사이에 공통된 주제가 생겨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학교와 학생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요즘 책을 읽기 꺼려하는 학생이 많은데 이 운동을 통해 이런 학생들의 책에 대한 거리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가정의 대화시간을 늘릴 수도 있고 우리 서천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이 된 후의 결혼식 풍경은

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최혜정

 우리나라는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서 있다. 현재는 휴전 상태이지만 미래의 ‘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보다 교류도 더 많아졌고, 서로에 대한 반감이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분단의 형태로 오랜 세월이 흘렀다보니 다양한 면에서 다르게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문화적인 면에서는 어떤 차이점을 보일까? 북한의 경우에는 예전에 비해 개방적으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지금까지의 폐쇄적인 정책으로 인해 전통적인 문화를 잘 보존해왔다. 이에 비해 남한은 개방적인 정책으로써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여 발전시켜 왔다. 이렇게 다른 두 문화가 결합하게 된다면 어떤 충돌이 생기고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우선 북한의 정치 체제와 남한의 정치 체제가 충돌할 것이다. 북한은 지금의 체제처럼 사회주의를 주장하겠지만, 남한은 민주주의를 주장할 것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요즘엔 북한도 많이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고 통일을 할 정도라면 사회주의에서 어느 정도 탈피했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장점과 사회주의의 장점을 적절히 조합한 새로운 정치체제를 이룩할 것이다.  ‘봉주르, 뚜르’에서 보면 “네가 그래서 한국어로 말하는 걸 싫어했구나.” “난 한국어를 쓰지 않아. 공화국 말을 쓰지.”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토시는 한국 사람이 아닌 북한 사람인데 봉주가 한국인이라서 한국인 입장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토시가 기분이 상한 것이다. 따라서 통일이 된다면 서로를 각각 하나의 나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를 하나의 국가로 보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조국의 의미란 무엇인가?
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해림

프랑스의 뚜르라는 작은 도시의 하늘 아래에서 남한과 북한 아이들의 만남을 그린 내용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어울려서 신선했다. 그동안 내가 접했던 분단과 관련된 소설들은 굉장히 한국적인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6.25전쟁이나 이산가족과 관련된 소설들처럼 분단을 주제로 다룬 이야기의 배경은 모두 한국의 정서를 아주 잘 드러내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봉주르, 뚜르는 프랑스 뚜르라는 이국에서 우리 분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 너무나도 색달랐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한국적인 소설들 보다 봉주르 뚜르가 현대사회에서 받아들이는 우리 분단 문제의 느낌을 더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분단된 조국 현실이 프랑스에 이민을 간 순수한 한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봉주라는 아이가 북한 아이 토시와의 만남에서 가슴이 아프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던 것처럼 앞으로 분단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슬프게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주는 토시가 북한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밤늦게 까지 컴퓨터로 북한에 대해 조사해 본다. 봉주가 찾은 것은 핵폭탄, 미사일 발사, 6자회담, 이산가족, 탈북자와 같은 열 두 살짜리 아이와는 어울리지 않은 이야기들 이었다. 봉주는 밤늦게 까지 북한을 그리고 토시를 알아갔을 것이다. 또 컴퓨터로 검색을 하는 내내 마음한 구석이 무거웠을 거라 생각한다. 대부분 다른 나라 아이들이라면 밤늦게까지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를 컴퓨터로 직접 검색해 가며 보고 싶어 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 처럼 분단은 아이들조차 성숙하게 만든다. 그 사실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봉주와 토시가 그랬던 것처럼 마음 아픈 만큼 우리의 조국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조국보다 조금 더 각별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애틋함과 같은 감정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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