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풀 이야기 / 아주까리
■ 우리 풀 이야기 / 아주까리
  • 김지홍 시민기자
  • 승인 2012.01.16 10:33
  • 호수 5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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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약용·생활용품으로 만능

 

정월 대보름 무렵 차려놓은 밥상 위에 거무튀튀한 색깔의 나물 한 접시가 놓여있다. 나머지 나물들은 이름을 다 아는데 도저히 이름을 모르겠기에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아주까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아주까리도 나물로 먹네…” 하며 속으로 생각하고 곧 잊어먹는다.
60년대만 해도 아주까리는 매우 요긴한 식물이었다. 아주까리 열매에는 34∼58%의 기름이 들어 있는데 불건성유이고 점도가 매우 높으며 열에 대한 변화가 적고 응고점이 낮다. 석유가 떨어졌을 때 등잔불을 밝히기도 했고 여인네들의 머릿기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아주까리기름은 옥소가(沃素價)가 82∼90 정도의 불건성유(不乾性油)에 속하며 고급비누재료, 화장원료, 공업염료의 용매, 인주용 등으로 일상생활용품 생산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유박은 리신(ricin)이라는 유독성 단백질이 있어서 주로 퇴비로 이용한다.
피마자(피麻子)라고도 부르는 아주까리는 우리 민요에도 등장하는데 세종대왕 때 펴낸 의서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이미 약용 용도가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우리 나라에서의 생산 및 이용은 15세기에 이미 확립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정의대극과에 속하는 초본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1년생이지만 열대지방에서는 다년생이다. 열대 아프리카 원산으로서 전세계의 온대지방에서 널리 재배하며 높이 약 2m이다. 가지가 나무와 같이 갈라지며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지름 30∼100cm이다. 방패 모양이거나 손바닥 모양이며 5∼11개로 갈라진다. 갈래조각은 달걀 모양 또는 좁은 달걀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앞면은 녹색이지만 갈색을 띠고 털이 없으며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1961년에만 해도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5147㏊에 2255톤이었는데 갈수록 재배면적이 줄어 텃밭 한 귀퉁이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며 주로 나물 용도로 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약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설사·소종(消腫)·발독(拔毒)의 효능이 있고 변비를 비롯한 수종창만(水腫脹滿)·옹종(癰腫)·개창(疥瘡)·임파선종(淋巴腺腫) 등에 치료제로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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