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아무런 대안없이 그대로 흘러가고 있어 우려된다. 소통의 자리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대화’라고 하면서도 대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군민과의 대화’는 각 읍·면별로 대략 1시간 30분 내외로 시간을 정해 진행된다.
주민들 읍·면사무소회의실에 모이면 우선 서천군에서 지역별로 추진한 한 해 성과가 투입된 예산을 중심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올 한해 계획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모두 20여분이 소요된다. 물론 이 시간에 군수는 읍·면 노인회관 등을 들러 인사하고, 직원들과의 만남을 갖는다. 이후 본격적인 대화를 갖기 전에 군수의 인사말을 듣게 되며, 군수는 자신의 치적 홍보와 함께 군에서 주민들에게 당부하는 인사 등에 20∼30분을 쓴다.
여기에 도·군의원도 인사와 치적을 알리려니 10분에서 20분이 소요된다.
실질적인 대화에 앞서 절반이 훨씬 넘는 1시간여를 치적 홍보와 인사로 보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그 동안 그저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던 주민들은 지루하기만 한데다 막상 주민들과의 대화 시간은 30∼40분 정도에 불과하니 주민들의 볼멘 소리는 어쩌면 당연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민들의 건의와 이에 대한 답변이 뻔하다는 것.
실제로 주민들의 건의는 몇 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거의 대부분이 마을안길, 농로, 용수로 개선 등 생활 민원이다.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쓰는데도 사정이 이러니 여기엔 뭔가 문제가 있다.
게다가 많은 부문에서 기존에 시행했던 사업의 뒤처리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 것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특히 이러한 건의에 대한 공직자들의 답변은 현장 확인 후 처리하겠다느니, 예산이 부족하니 기다려 달라느니 하는 말만 되풀이 되고 있다. 현장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의 답변이라서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관행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
현실적으로 읍·면장이 시행할 수 있는 일들은 평소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보다 비중있는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주민과의 대화가 너무 형식적이다. 각·읍면의 현안 중에 중요한 것 한 가지라도 많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가져야 한다”.
지난해에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한 주민이 이런 건의를 했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그럼에도 바꾸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자신을 알리기에 급급한 정치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쳐진다.
사실 이 불편한 관행을 뜯어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모두가 군수의 의지에 달려있다.
나소열 군수는 겉치레 행정을 과감히 버리고, 좀더 미래 지향적인 소신 정치를 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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