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과의 대화, ‘확’ 바꾸자
군민과의 대화, ‘확’ 바꾸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2.13 11:45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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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이 군정시책을 알리고 주민들의 건의를 듣는 소통의 장으로 매년 열고 있는 ‘군민과의 대화’.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아무런 대안없이 그대로 흘러가고 있어 우려된다. 소통의 자리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대화’라고 하면서도 대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군민과의 대화’는 각 읍·면별로 대략 1시간 30분 내외로 시간을 정해 진행된다.
주민들 읍·면사무소회의실에 모이면 우선 서천군에서 지역별로 추진한 한 해 성과가 투입된 예산을 중심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올 한해 계획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모두 20여분이 소요된다. 물론 이 시간에 군수는 읍·면 노인회관 등을 들러 인사하고, 직원들과의 만남을 갖는다. 이후 본격적인 대화를 갖기 전에 군수의 인사말을 듣게 되며, 군수는 자신의 치적 홍보와 함께 군에서 주민들에게 당부하는 인사 등에 20∼30분을 쓴다.
여기에 도·군의원도 인사와 치적을 알리려니 10분에서 20분이 소요된다.
실질적인 대화에 앞서 절반이 훨씬 넘는 1시간여를 치적 홍보와 인사로 보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그 동안 그저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던 주민들은 지루하기만 한데다 막상 주민들과의 대화 시간은 30∼40분 정도에 불과하니 주민들의 볼멘 소리는 어쩌면 당연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민들의 건의와 이에 대한 답변이 뻔하다는 것.
실제로 주민들의 건의는 몇 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거의 대부분이 마을안길, 농로, 용수로 개선 등 생활 민원이다.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쓰는데도 사정이 이러니 여기엔 뭔가 문제가 있다.
게다가 많은 부문에서 기존에 시행했던 사업의 뒤처리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 것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특히 이러한 건의에 대한 공직자들의 답변은 현장 확인 후 처리하겠다느니, 예산이 부족하니 기다려 달라느니 하는 말만 되풀이 되고 있다. 현장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의 답변이라서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관행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
현실적으로 읍·면장이 시행할 수 있는 일들은 평소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보다 비중있는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주민과의 대화가 너무 형식적이다. 각·읍면의 현안 중에 중요한 것 한 가지라도 많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가져야 한다”.
지난해에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한 주민이 이런 건의를 했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그럼에도 바꾸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자신을 알리기에 급급한 정치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쳐진다.
사실 이 불편한 관행을 뜯어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모두가 군수의 의지에 달려있다.
나소열 군수는 겉치레 행정을 과감히 버리고, 좀더 미래 지향적인 소신 정치를 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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