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노루귀
■ 우리풀 이야기 / 노루귀
  • 김지홍 시민기자
  • 승인 2012.02.27 14:54
  • 호수 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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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숲 속의 요정

 

이른 봄 눈 속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들이 있다.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가 바로 그들이다. 흔히 봄 전령사 3총사로 불린다.
3월에 접어들면 남도의 산자락에 노루귀가 앞 다투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꽃의 직경이 1.5cm~2cm 정도로 복수초, 변산바람꽃에 비해 훨씬 작은데다 지천으로 피기 때문에 자칫 발에 밟히기 쉽다.
그러나 작다고 볼품마저 없으랴. 몸집은 작지만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한 소녀를 보는 듯하다. 꽃샘 추위를 견뎌내기 위한 보송보송한 솜털이 전신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게 숲속의 요정 같은 꽃이다. 접사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노라면 그 어여쁜 자태에 더욱 흠뻑 빠지게 된다. 꽃 색깔도 다양하다. 순백의 하얀색, 연한 분홍색, 분홍색, 자주색 등을 보이며 보라색도 있다.


노루귀는 꽃이 지면서 잎이 나오는데 세 갈래로 갈라진, 뒷면에 털이 돋아 있는 잎의 모양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추운 지역에서는 잎이 나온 후 꽃이 피기도 한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노루귀는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어디에서나 흔하게 자란다. 다 자라봐야 높이가 10cm를 넘지 못하는 아주 작은 꽃이지만 생명력은 강해 복수초나 변산바람꽃처럼 이른 봄, 눈을 헤치고 꽃자루를 내밀어 꽃을 피운다. 그런 연유로 파설초(破雪草), 설할초(雪割草)라고도 불린다.
노루귀 꽃자루는 대개 한 자리에 여러 개가 올라오는데 매우 보드라운 하얀 솜털이 부실 부실 나 있다. 꽃은 그 꽃자루 끝에서 핀다. 그런데 사실 노루귀는 꽃잎이 없다고 한다. 우리가 꽃잎으로 알고 있는 것은 꽃받침으로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노루귀는 예부터 약용되어 왔다. 한방에서는 노루귀를 장이세신(樟耳細辛)이라 하며,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여름에 채취하여 볕에 말려 두었다가 진통, 진해, 소종에 이용한다.
또,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 데쳐서 물에 충분히 우려낸 다음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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