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음악= 우리들의 천국’
‘떡볶이+음악= 우리들의 천국’
  • 최현옥
  • 승인 2002.01.31 00:00
  • 호수 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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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도 ‘팡팡’틀고 메뉴도 23가지 씩이나
땡! 땡! 땡!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면 제2의 학교가 문을 연다. 학교에 들어서면 부부선생님은 출석부없이 학생들을 호명하고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인성교육을 받는다.
그곳은 서천읍 군사리 김대연(40)씨와 노명옥(39)씨 부부가 운영하는 영심이네.
“아이들이 좋고 먹는 모습을 보면 힘을 얻는다”는 영심이네는 상호명에서 흐르는 순수함과 편안함처럼 청소년들에게 단순 먹거리 제공장소가 아닌 건전한 문화휴식공간을 형성 제2의 대안학교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갑자기 어려워진 경제적 사정으로 장사를 시작. “서천지역에 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음을 포착해 분식점을 시작했다”는 영심이네는 지금은 식사류를 포함 23가지의 메뉴를 내놓고 있지만 전에는 떡볶이와 8가지 튀김이 주를 이루었다.
“떡볶이 집을 개업 하기 전날 새벽 2시에서야 겨우 결정했다”는 부부는 딱히 맛있다는 것보다는 집에서 먹는 것처럼 편안하고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에 두었다.
처음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벽에 청소년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말을 쓰도록 낙서판을 배치했다. 소점포라 장소가 협소하고 냉난방 시설이 잘 안돼 있다 보니 방문하는 아이들에게 안락한 장소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를 해서 지금의 점포로 자리를 옮겼다.
이사를 한 후 영심이네는 낙서판 대신 생일때 기념사진촬영과 축하송을 틀어주며 대형 스크린에 24시간 청소년이 좋아하는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팡팡 틀어 준다.
‘건전한 청소년 문화형성’을 경영마인드로 두고 있다는 영심이네는 음식점내에서 술, 담배는 금물이며 어른들까지 통제, 만약 발각시에는 출입금지를 시킨다. 처음엔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금은 청소년들에게 인식이 되어 스스로가 지켜주고 있다.
개점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부부가 보람을 느낄때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나 군에 갔다가도 고향에 오면 영심이네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줄 때다.
“영심이네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청소년들에게 이젠 환원하고 싶다”며 부부는 경제사정이 나아지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주는게 꿈이라고 한다.

<맛자랑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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