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 해외연수 보고회 열어야…
군의원 해외연수 보고회 열어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5.08 11:25
  • 호수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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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9월 군의원 4명은 해외공무연수지로 이탈리아를 택해 7박8일간의 일정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관광지 중심으로 짜여진 일정을 보고 많은 군민들이 ‘관광성’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이들은 “국립생태원과 연계한 관광 정책 등 최근 부각된 서천의 생태관광에 따른 정책 방향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그렇다고 그 때 이탈리아 해외연수에서 듣고 보고 배운 것이 군의 관광정책을 세우는 데 보탬이 되었다는 흔적은 없다. 군민들이 낸 세금으로 연수를 다녀온 이들이 귀국 후 군민들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보고를 한 적도 없다. 지난 해 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군의원들은 연 1회의 해외 연수와 1~2회의 국내연수를 다녀오곤 한다. 올들어 4월에 전남 보길도에서 2박3일간 연수를 다녀온 이들 군의원들 가운데 5명이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필리핀과 홍콩에서 해외연수를 하기 위해 지난 30일 출국했다.
여행 목적을 보니 다문화 가정의 친정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그 마을과 자매결연을 추진한다고 한다. 2009년도 서천군 통계자료에 의하면 필리핀 국적의 여성이 23명으로 가장 많아 다문화 가정 중에서 필리핀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을 택한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이들 의원들이 어떤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이런 일들을 추진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 없다. 이런 일들을 추진하려면 군내의 다문화 가정 실상을 파악한 후 다양한 계층의 군민들과 논의를 거친 후 실행에 옮겼어야 했다. 그러나 대다수 군민들은 이들 군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난지조차 모르고 있다.


필리핀 연수 목적 가운데 또 하나는 필리핀의 수도작을 견학하고 습지이용 현황을 파악해 우리 군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 모색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쌀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세계 최고인 나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남이 가장 높으며 충남에서도 우리 군이 가장 높으니 서천은 수도작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영농기술을 가진 고장이다. 그런데 기후와 문화가 전혀 다른 필리핀에서 뭘 또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차라리 다국적 농업자본이 필리핀 바나나 농장에 침투해 이들 필리핀 바나나 농장이 결국 이들 대자본에 종속돼가고 있는 상황을 살피고 온다면 당장 우리가 맞고 있는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농업위기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홍콩에 가서는 도심 가까이에 있는 습지 체험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겠다고 한다. 서천은 강 하구와 바다로 둘러싸인 습지의 고장이다. 이미 생태계 파괴로 인한 뼈아픈 고통을 지켜보아 왔다. 이에 따라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 터인데 홍콩에까지 가서 습지체험을 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런 일정이다 보니 바쁜 농사철을 맞아 또 다시 ‘관광성’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해외로 나가 견문을 넓힌다는 것은 잘 활용만 하면 도움이 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군민의 세금으로 다녀왔으니 이들이 보고 온 것을 군민들과 공유하는 틀을 이제부터라도 만들기 위해 보고회라도 열고 이게 어렵다면 구체적 일정과 내용이 담긴 보고서라도 제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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