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로 고객 맞이해요
백제의 미소로 고객 맞이해요
  • 최현옥
  • 승인 2003.01.30 00:00
  • 호수 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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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라는 아름다운 장식을 한 그녀는 서산마애삼존불
“어서오세요”
까치보다 고향 방문을 먼저 반기는 것이 있다. 귀향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밝은 미소와 따뜻한 인사말을 건네는 춘장대인터체인지 외주사원 문혜란씨(36·비인면 성내리).
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주민들에게 친근한 미소로 다가서는 그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북돋고 있다.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래잖아요. 그래서 이곳을 지나는 모든 이들은 저에게 소중합니다”
2001년 춘장대IC 개통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업무를 보고있는 문씨는 고객을 미소로 맞으며 친절을 생활화하고 있다.
특히 요금징수사원과 운전자가 지쳐 가는 심야시간 톨스토이의 ‘친절한 것이 여성의 가장 좋은 장식이다’라는 말처럼 가장 아름다운 장식을 하고 고객을 맞는다.
“가끔 인사를 건네도 차갑게 받는 고객들을 볼 때 인간미가 상실해 가는 시대를 느낀다”는 문씨는 고객들이 수고한다며 건네는 따듯한 캔 커피나 사탕 등에 정을 느낀다.
이제는 나들목을 통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익힐 정도가 된 그녀는 이용객들을 마치 가족처럼 맞이하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춘장대IC는 서천IC보다 이용객이 적은 편이지만 인접지역이 춘장대, 마량리, 홍원항 등 서면과 비인 관광지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은 더하고 있다. 실제로 이용객의 대부분이 관광객들이며 1월은 비수기라 평균 이용객이 1천2백대 정도이지만 축제가 있는 기간이면 이용객이 두배로 늘어난다. 지난해 마량리 해돋이 축제에는 개통이래 처음으로 4천대 이상이 몰렸다.
“관광지의 첫 관문으로 마치 내가 관광지의 홍보사절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문씨는 길 안내와 함께 지역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며 고객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IC를 이용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IC의 비상사태는 서해안고속도로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다. 소통의 원활함을 위해 차를 국도로 유인하며 이용객이 요금을 미리 준비하도록 동분서주한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시간이 늘어난 문씨는 영업소 일을 아줌마 근성으로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가끔 통행권을 에어컨 틈에 끼어놓고 꺼내지 못해 곤란을 겪는 고객들이 있는데 자에 테이프를 붙여 꺼내는 노하우까지 생겼다.
“3교대 근무를 하며 육아문제로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많지만 남편의 도움으로 잘 헤쳐나간다”는 문씨. 11시부터 시작되는 야간업무시간대 마음이 측은해지기도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도 보고 직장 생각, 집 생각 등 사색의 시간이 된다.
“직원들 근무시간대가 달라 자주 만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그녀는 “지금도 서로 도우며 잘하고 있지만 직원들간 결속력을 더욱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이역 같은 춘장대IC는 그녀의 마음이 모여 정이 피어나는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하늘보다 맑고 밝은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을 만나볼 수 있다. 둥근 얼굴에 눈을 한껏 크게 뜨고 두툼한 입술로 벙글벙글 웃으며 살짝 올라간 입가에서 풍기는 미소는 문씨와 붕어빵이다.
“백제의 미소”로 고객을 맞는 그녀가 있어 이번 설은 더욱 정이 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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