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공화국의 눈물
부패 공화국의 눈물
  • 한기수 칼럼위원
  • 승인 2012.07.30 11:44
  • 호수 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는 뉴스가 흘러나와도 이제 놀라지 않는다. 왜 부정과 부패에 관한 뉴스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송될 뿐 아니라 그간 행정부의 수장인 역대 대통령이 친인척 비리에서 연루되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입법부의 수장인 전 국회의장의 비리, 사법부의 스폰서 비리, 벤츠 여검사 비리, 법정관리 판사 비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행정, 입법, 사법부가 서로 앞다퉈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 거기에 장단을 맞추듯 재벌들은 탈세를 일삼고, 로비자금을 만들고, 권력을 잡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은 수억 수십억 원의 부정한 돈을 받고도 대가성은 없다며 항변한다. 또한, 공직사회의 인사철이면 매관매직(賣官賣職)이 횡행하고, 승진과 영전을 대가로 얼마를 줬다는 소문은 이제 낯설지 않다.


어디 그뿐인가? 정부 입찰 서류를 평가하는 교수들과 담당 공직자들도 돈을 받고 후한 점수를 준다. 그리고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다. 또한, 단체의 장이라도 맡으면 연구비와 판공비는 자신의 개인 용돈처럼 쓰고도 죄의식조차 못 느낀다. 이렇게 우리 사회 기득권 계층의 곳곳이 부패하여 있다. 아니 썩었다. 그러고도 재벌과 권력자는 죄를 지었어도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면되고 사회의 지도자처럼 살아간다.


한 가지 더 현실적으로 부패 고위 공직자 예를 들면,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라 해도 그들의 정상적인 월수입이 얼마이겠는가? 그런데 그들은 수억 원,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자택과 개발지에 땅을 온갖 편법을 동원해 부인과 어린 자녀 앞으로 명의를 해놓고, 어깨에 힘주며 얼굴 쳐들고 떳떳하다는 듯 행동한다.


그러고도 경쟁이나 승진에서 밀리면 자신의 노력이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불공정한 룰을 탓하고 소위 줄을 잘못 서서 그랬다며 원망한다니 그들은 자괴감조차 상실한 듯하다. 권력과 돈 앞에서는 법의 잣대도 휘어진단 말이 있지만, 그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며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까지 바라지 않는다. 절망에 빠진 중소기업자, 소액대출로 새로이 시작하는 소규모 자영업자, 부부가 맞벌이하며 알뜰살뜰 일해 자녀 교육시키고 열심히 살아가는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천문학적 거액 뇌물이 오고 간 사건의 보도라도 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2년 이제 몇 달 후면 대선의 선택이 기다린다. 새로운 민주주의와 국민들 삶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소외되고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부정부패 공화국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선택되기를 바라며 사회 지도층의 부정부패로 채워진 그들의 잔치는 선량한 민초들의 눈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시인·소설가 hankisoo2@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