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교육 체험활동
산교육 체험활동
  • 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 승인 2012.09.10 13:55
  • 호수 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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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천안오성초등학교 학생들이 태안의 궁벽한 해변마을인 볏가리마을을 찾았다. 여름방학 중이지만 선생님과 학부모들도 동행했다. 해변의 염전과 갯벌, 동물농장을 찾아 실제 체험을 즐기는 학습활동이었다. 필자도 염전을 사진에서 보기는 하였지만, 실제 뜨거운 염전의 바닥을 맨발로 들어가 실제 작업을 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어린 학생들과 함께 고무래를 사용해 소금을 가운데로 모으는 작업을 했다. 염전 바닥은 타일이 깔려 있어 마치 뜨거운 목욕탕을 거니는 느낌이 들었다. 타일이 생산되기 이전에는 깨진 독이나 사금파리를 깔아 생산되는 소금에 개흙이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소금을 생산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주인어른은 정성을 다했고 설명을 듣는 어린이들의 눈동자도 초롱초롱했다. 아마 아이들은 농어촌 어른들의 수고로움을 체득했을 것이다. 또한 바다의 맑은 물에서 흰 소금이 만들어지는, 이를테면 무(無)에서 유(有)가 만들어지는 창조적인 생산 활동을 눈과 몸으로 직접 익혔을 것이다.

과거엔 학생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학교에 오고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체험학습장이었다. 주말에 부모님을 따라 논밭에서 일하는 것은 체험교육이었다. 교육패러다임의 변화로 이제는 체험활동이 중요한 정규 교육과정이나 방과후 교육활동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오늘날의 농어촌 모습은 지난날과 다르다. 신기술이 도입돼 있고 친환경과 접목돼 있다. 체험농장으로 지정되거나 인증을 받은 현장은 체험교육과정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서 몸소 실습하며 배울 것이 많다.

얼마 전까지 시군을 돌면서 시군의 농촌문화체험을 담당하는 단체와 농촌체험학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체험농장주들은 학생 농촌체험교육에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타 농장에 일반화시킬 만큼의 값진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학교교육과정에 견줄 우수한 농장체험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실제로 농산물을 재배하며 경쟁력 있는 우수농산물을 생산하고자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선했다. 농어촌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웠던 내용을 직접 체험하면서 농어촌을 이해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될 수 있다. 농작물이 자라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익힐 수 있다. 농어촌에 종사하는 분들의 수고로움을 깨닫고 우리 농산물을 아끼는 마음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또한 바른 품성을 체득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봉사도 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협조하는 마음을 배울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농촌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되면서 체험활동은 더욱 중요해 졌다. 체험활동을 통해 산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농촌지역 학생들도 도시지역 뿐만 아니라 같은 농촌으로도 체험학습을 해야 한다. 도시지역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교실 공간만이 아닌 잠재적 교육과정도 학생들에게 배울 내용이 많다. 체험학습은 소규모 동아리별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개인 맞춤형 체험학습이 이뤄지도록 할 일이다. 동아리별로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스스로 예산계획도 세우고 집행하는 자율과 자발성이 필요하다. 체험학습을 통해 미래 진로를 탐색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체험학습은 학생에게 자기주도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학부모나 선생님이 동행하는 하는 것은 좋지만, 보조역할로 만족하고 학생들이 리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험학습이 끝나면 환류가 필수적이다. 끝난 후에 함께 모여 사후 평가회를 가지면서 서로 토론하는 문화가 바람직하다. 또한 체험 과정을 포트폴리오로 작성해 자신의 이력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역사가 될 수도 있고,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학생들의 체험 장소가 ‘학교 밖 교실’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격언을 다시금 되새길 일이다. 아울러 농어촌 체험 장소로 학생들이 운집(雲集)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마음껏 키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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