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 축제, 어디까지 왔나?
서천의 축제, 어디까지 왔나?
  • 권기복 칼럼위원
  • 승인 2012.11.05 13:12
  • 호수 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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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말 연휴에는 온 가족이 강원도 양양에서 개최된 ‘연어 축제’를 다녀왔다. 양양까지 오가는데 길에다 뿌린 시간이 1박 2일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라는 아이들의 말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연휴 동안 겹피로에 지쳐 죽을 맛이었던 필자도 양양군에서 운영하는 ‘송이 밸리 휴양림’에서의 휴식과 ‘연어잡이’ 행사로 즐거워하는 가족의 행복한 모습에 잘 다녀왔노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지방자치 시대를 맞이한 이후에 각 지역마다 갖가지의 축제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이거나 자연 환경, 문화 역사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각 지자체들은 축제를 통하여 지역 홍보와 산업 육성, 대외적 이미지 향상 등을 제고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 주민들의 귀속감과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데 축제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 서천은 어떠한가? 한 마디로 말하면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내리고 싶다. 그동안 각종의 축제로 인하여 서천을 찾고, 서천을 알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음은 서천 주민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외지에 나가있는 필자가 피부로 느끼는 것도 만만치 않음은 주지할 만한 일이다. 서천에서 열린 축제에 대한 호응도 대부분 좋은 편이었다.


또한 서천 축제의 장점은 시기적으로 다양하다는 점이다. 봄에는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와 <한산모시문화제>가 있고, 여름에는 <자연산 광어 축제>가 있고, 가을에는 <홍원항 전어 축제>와 각종 ‘문화 축제’가 있으며, 겨울에는 <마량포 해돋이 축제>가 있다.


정보화 사회는 문화콘텐츠(Culture Contents) 산업이 지역의 역량을 좌우한다. 각종 지역 축제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보화 사회에서 지역 축제의 중요성은 필설 할 논지가 없다. 서천의 축제는 시의적 정도와 인지도에서 크게 성공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반성과 환류(feedback)를 통하여 끊임없이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더 많은 발걸음을 모으고, 다시 찾아가고 싶은 축제로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축제의 수준을 높일 수 있겠는가? 이는 여러 사람들의 제안을 받아서 충분히 실효성을 검토하여 취사선택할 문제이다. 기왕에 필자도 목소리를 낸 만큼 몇 가지만 제안해 본다.


첫째, 생태체험학습의 장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
양양의 남대천에 연어가 올라오는 것을 이용하여 ‘연어잡이’ 행사를 하듯이 체험의 기쁨을 즐길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우리 서천도 ‘광어 잡이’ 체험을 하고 있다.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행사의 효율성에 몇 가지 보완할 점들이 있었다. 뙤약볕 아래 30여분 이상씩 서있는 사람들에게 그늘막 제공을 해주었으면 싶다.


아이들만 참여하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참여자 1인당 1마리만 잡아가도록 철저히 원칙을 지켰으면 좋겠다. 그 가족들이 가까이까지 근접하여 체험활동 모습을 사진 촬영하도록 편의 제공을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 특히, 먹거리인 만큼 깨끗한 장화나 장갑 등을 대여하여 위생청결 의식을 높였으면 한다. 전어와 주꾸미 축제도 충분히 생태체험학습이 가능하다고 본다.


둘째, 교통 편의의 제공이다.
재작년에 <서천 광어도미 축제>에 찾아간 적이 있다. 홍원항 입구를 지나자마자 자동차들이 꿈쩍하지 않고 있었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1㎞ 정도 진행하다가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우리만이 아니었다. 만일, 여름 개장철만 아니라면 춘장대의 넓은 주차 공간을 활용하면 어떨까? 축제 기간 동안 춘장대에서 행사장까지 유휴 시내버스 2~3대만 상시 운행한다면 교통지옥은 사라지지 않을까? 버스비는 왕복 1~2천 원 선에서 저렴하게 제공한다 해도 아무도 손해 볼 것 같지는 않다.


셋째, 관련 산업의 활성화 노력이다.
서천의 <한산모시문화제>는 명품으로 부상되었지만, 태모시를 가꾸는 농가의 수가 줄고 있다. 서천에서 나온 태모시를 서천 사람이 모시옷을 만들고, 지자체가 공인한 진짜 ‘한산 모시옷’이라는 점을 각인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기타 관련 산업들도 이처럼 체계화하여 운영한다면 서천에서만 생산하는 서천의 명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넷째, 친절이 생명이다.
한 번 축제를 다녀온 사람들의 발길을 줄기차게 붙잡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니다. 서천 주민 모두의 친절뿐이다. 축제 운영 팀은 꼼꼼한 프로그램 구성이, 상인은 바가지와 후리기(정량 미달) 없는 웃음이, 주민들은 친절한 안내로 승부해야 한다. 진정어린 친절로 사람을 반겨주는 집은 사람 냄새가 가득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발길이 저절로 다가오게 만드는 고장, 그리운 향수가 가득한 고장,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장. 그런 서천을 만드는 것은 축제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우리 서천의 축제는 충분히 그 역량을 발휘할 만큼 가까이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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