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서천 함께 만들어요”
“관광서천 함께 만들어요”
  • 최현옥
  • 승인 2003.03.06 00:00
  • 호수 16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새 봄인가...? 선암동물농장에는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시초면 선암리 선암동물농장. 그곳에 들어서려면 발걸음을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잘못 딛은 발걸음에 봄 햇살을 담뿍 받고 뾰족이 솟은 꽃 순이 잘려나갈 수 있기 때문. 이곳은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있지만 야생화를 비롯, 서양화가 벌써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완료한 상태이다. 또 비닐하우스 안에는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수선화와 튤립이 수줍은 꽃망울을 터트려 봄을 피어내고 있다. 눈을 조금 돌리면 새, 사슴, 타조, 개 등 다양한 동물들이 뛰놀고 있다. 아직 곳곳에 긴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선암동물농장은 꽃의 향연으로 봄을 사냥했다.
“꽃 박람회 안면도에서만 열리면 돼나요? 제가 관광서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한몫 거들고 싶습니다”
2백 여 평의 대지에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꽃들이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고 새순을 내민 것이 마냥 고마운 이웅구(43)씨는 꽃봉오리 하나에 꿈과 우주가 담겨있듯 소박한 꿈을 키우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농장을 농촌체험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것.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가족단위로 쉴 수 있는 공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자연 체험학습장까지 확대하고 싶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꽃밭에도 고추, 상추를 심는 정서 속에서 밭에 농작물 대신 꽃을 심으며 안 좋은 평을 받았지만 꽃이 절정을 이루는 4월∼5월 꽃에 취한 사람들을 보면 그 역시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다.
“야생화에 미친 사람이라고 불러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씨, 그가 본격적으로 꽃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으로 공터에 심은 수선화가 번식하면서 이다. 그가 재배하는 꽃은 수선화, 알리움, 튤립, 야생화 등 대략 10여종이 주종을 이루지만 수선화 한가지에도 15가지 이상의 신품종이 가꾸어져 있으니 그 다양성은 수치화 하기가 어렵다. 이씨는 오랜 시간 동안 꽃과 함께 하며 어느덧 꽃 박사가 돼버렸다. 대부분 책과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하며 독학으로 지식을 쌓았다. 또 1년 전부터 인터넷(daum.net)에 ‘야생화와 수선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의 꽃이 개발·판매되는 곳이면 장소를 불문하고 달려가는 이씨, 그의 열정이 농장의 봄을 앞당겼을 지도 모른다.
이씨의 농장은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꽃이 쉬지 않고 피어나며 동네 노인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동호회원과 외지에 알려지면서 서울, 부산 등 관광객이 찾아와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한다.
“아버지가 꽃을 좋아해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꽃 속에 어우러져 살았다”는 이씨는 꽃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틀을 마련해 주는 것 같다며 지역 주민들이 1인 1정원을 갖기를 권장했다. 관광서천의 이미지를 드높이고 생활의 즐거움을 갖자는 것이 그의 주장.
외국의 경우 집집마다 정원을 가꾸고 그것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씨가 꽃 재배를 시작하며 가장 아쉬운 점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신품종 개발과 토종 꽃 보존이 잘 안 된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이 고가의 가격을 치르고 외국종을 구입해야 하는 상태이며 판로 개척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활짝 핀 꽃을 보고있노라면 자신을 보고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것 같아 행복감에 젖는다”는 이씨. 그가 노력한 결과가 봄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나가 관광 서천의 이미지를 높이는 다양한 생명력으로 다시금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