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인색 2013
인정·인색 2013
  • 장인식 칼럼위원
  • 승인 2013.05.27 14:06
  • 호수 6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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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에서 5월은 시간적으로 어느 정도 안착되는 때인가보다. 추위도 완전히 물러나고 신록의 푸르른 안정감이 한 몫을 하고 있다. 게다가 어린이, 어버이, 성인, 부부 등 가정이라는 단어가 강조되는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요맘때가 되면 자주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인정과 인색이다. 잘 알다시피 인정(認定)이란 확실히 옳다고 믿고 그렇다고 결정하는 일이요, 인색(吝嗇)이란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야박한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올 초에 다짐하고 계획했던 일들은 착오 없이 잘 진행시키고 있는가? 아님 중간에서 변경하거나 포기한 상태인지? 혹여 더욱 불행하게도 아무런 생각 없이 지금을 맞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늘 짜증하며 불평하고 있는 입장에서, 매년 환절기가 되면 생각나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미약하고 열악한 입장에서 무엇을 얼마만큼 인정받고 또 어떤 것들을 인정하고 있는지?


우선 나는 과연 인정받고 있는 존재인가를 되돌아본다. 객관타당성은 뒤로한 채, 그냥 혼자 막무가내로 행동해놓고 남들이 나를 이해못한다고 고집 부리지는 않았는지? 남들이 나를 무시하고 얕보면 자존심 상한다고만 말하면서 오해받을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님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골을 넣지 못한 선수처럼 아무런 평가(인정)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특히, 가장 가까이 생활하는 가족들과 이웃, 직장동료에서가 그러하다. 너무 친해서 혹은 보이지 않는 불신으로 인해 왜곡되어 가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참말로 믿기 쉽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과도 연결시켜본다. 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본인의 귀 얇음으로만 세상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오히려 그때그때의 감정과 기분대로만 상대를 판단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인정받고 싶고, 남들은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도 두려워진다.
자기 자신은 과대평가하고 남들은 애써 과소평가하려는 이중성까지 존재하게 된다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로 늘 스스로를 합리화만 해가고 있지는 않은지도 반성해 본다. 이명비한이라는 말처럼 자기 자신만이 들을 수 있는 ‘귀 울림’을 가지고 자꾸 왜 못 듣느냐고 남들을 괴롭히며 반대로 자기 자신만이 못 듣는 “코골기” 로서 남들을 괴롭히는 모습은 아닌지?


서로 다르다고 모두 틀린 건 아닌데, 옳다고 받아들임에 있어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더욱 더 남도 인정하고 존중해야겠다. 감동주고 존중받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것이 바로 공감동덕(共感同德)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우송정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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