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향기에 흠뻑 취했어요~
종이 향기에 흠뻑 취했어요~
  • 최현옥
  • 승인 2003.04.04 00:00
  • 호수 1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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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종이 예술품들, 이씨의 손끝을 떠난 다양한 종이는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고 있다.
소녀에게 장난감은 종이 뿐이었다. 소녀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요술을 부리듯 배, 학, 상자 등 을 만들어냈고 정성과 사랑이 담긴 종이접기를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주는 기쁨을 누렸다. 그 후 장성해 한 가정의 어머니가 된 그녀, 어린 시절 종이에서 피어난 향기에 취해 아직도 손에서 종이를 놓지 못하고 있다.
종천면 장구리에 거주하는 이봉선(43)씨 집은 종이로 지어져 있다. 집에 들어서자 먼저 방기는 것은 문에 걸린 한쌍의 인형들과 종이 꽃, 종이 시계, 종이 액자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융합된 생활용품이다.
“바스락, 부스럭”
고도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요구되는 종이접기를 하는 이봉선씨, 오늘 수업시간에 배운 종이접기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접는 순서를 재현하고 있다. 이씨는 3년 전부터 지역의 노인대학과 인근 부여 주부들을 대상으로 종이접기 수업을 진행하는데 다양한 기술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접는 각도에 따라 기기묘묘한 모양이 눈앞에 펼쳐지는 종이접기는 수강생들에게 호기심과 환호를 불러온다. 그리고 ‘배울수록 재미가 더해져 다음에 배우게 될 작품이 기대된다’는 학생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가르치는 그녀의 기쁨은 두배가 된다. 이것이 이씨가 종이접기에 정열을 쏟을 수 있는 근원이다.
“종이접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하게 꽃, 배 등을 생각하는데 종이접기는 종이의 질감과 특성을 살려 만든 것으로 단순한 놀이가 아닌 예술 그 자체입니다”
기자와 인터뷰 과정에서도 끝없이 무엇인가 빠르면서도 섬세한 손놀림으로 접는 이씨, 접던 종이를 눈앞에 펼쳐 보이며 종이접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종이접기 예찬에 침이 마른다.
최근에는 종이접기가 어린이 지능 계발과 치매예방 및 치료, 신체장애인들의 재활요법 등으로 활용되면서 예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과학적·의학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에 이씨는 종이접기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1주일에 한번씩 노인학교 2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있으며 유치원 교사들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손재주가 뛰어나 손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신 있던 그녀, 전문가 과정을 밟은 6개월 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그녀가 1년 동안 노인대학에서 봉사하며 진행한 강의는 작품전시회까지 이어지는데 노인들에게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준다. 작품을 관람 온 자녀들 역시 전시된 작품을 보며 너무 즐거워한다. 그리고 이씨는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강의하며 새로운 놀이문화를 형성하고 청소년들과는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두뇌개발, 과학적 사고를 늘리는 등 종이접기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현재 종이접기는 전국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며 특기적성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서천지역의 경우 활성화가 적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홍보 부족으로 대중화에 아쉬움이 따른다.
이씨는 종이접기 외 종이조각을 배우는데 종이조각은 실용적 측면이 떨어지는 반면 한 작품당 길게는 6개월 걸릴 정도로 섬세한 손놀림과 기술, 노력이 요구된다. 시간 소요가 많은 종이조각은 만드는 동안의 추억과 노력이 작품에 그대로 숨쉬고 있다.
자신의 기술을 요구하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씨는 현재 종이접기 고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전문가가 꿈이다.
“종이접기 생활용품처럼 이 세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다”는 이씨는 그녀의 꿈에 오색실을 곱게 달아 세상을 향해 날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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