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OK! 할 때까지
고객이 OK! 할 때까지
  • 최현옥
  • 승인 2003.04.04 00:00
  • 호수 1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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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 서면인데요. 인터넷 접속이 안되네요”
한국통신 서천지점에 근무하며 인터넷 A/S 업무를 관장하는 유정상(35·서천읍 사곡리)씨는 휴대폰으로 고장접수신고를 받고 민첩한 몸놀림으로 현장에 도착한다. 뒤주머니에서 공구를 꺼내 인터넷 접속이 왜 안 되는지, 속도 지연의 이유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주치의처럼 신속하게 처리한다. 유씨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른 고장수리 장소로 향한다. 이런 유씨의 자상한 모습에 주민들은 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이제는 모두 제 가족처럼 느껴집니다”
타지역에서 발령을 받아 서천에 둥지를 튼 지 3년째인 유씨에게 서천은 이제 영원한 고향이다. 처음 서천에 발령을 받아 전화선 고장수리를 나간 집에서 할머니가 식사 때가 됐다며 라면이라도 먹고 가라며 편찮은 몸으로 식사준비를 하는 모습에 그는 고향의 모성을 느꼈다.
인정 많은 주민에게 그가 보답할 수 있는 것은 고장수리에 있어 고객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그래서 자칫 자신이 고장부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고 꼼꼼하게 수리한다.
유씨의 이런 투철한 직업의식과 성실함은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주민들은 인터넷 접속불량을 비롯, A/S관련신고를 한국통신 접수창구보다 유씨의 휴대폰으로 한다.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고장신고 중 50%가 그의 휴대폰으로 직접 접수되고 있다.
유씨는 현재 2인1조 팀을 이뤄 서면·비인·판교·종천 지역을 종횡무진 한다. 유씨가 주민들에게 더 인정을 받는 것은 본연의 업무 외에 컴퓨터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면서 이다. 노인들의 경우 인터넷업무와 무관하게 ‘한글97’ 다루는 법을 문의하는 사례도 있다. 주부들에게는 컴퓨터에 대한 겁을 없애기 위해 인터넷 사용방법을 설명해 주며 학생들의 경우에는 컴퓨터를 다루는 지식을 제공해 고장신고를 줄이고 있다.
다양한 컴퓨터 관련 지식을 습득한 유씨, 서천에 발령을 받으며 인터넷 업무를 처음 접하며 어려움도 많았다. 물론 연수과정이 있지만 그 역시 컴맹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컴맹탈출을 위해 서적을 통해 공부를 하고 주변인들에게 문의하며 지식을 습득했다.
“내가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아버지가 하신 만큼만 하고 싶다”는 유씨,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가 근무하는 전화국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했다. 임시직으로 근무하며 주민들을 위해 일선에서 열심히 땀흘리는 한국통신 직원들에게 감동을 받았고 그 역시 외길인생을 시작했다. 23년 동안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주민들의 편익 제공을 위해 힘쓴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의 각오는 새롭다.
“오후 고장수리 접수가 많아 밤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지만 마지막 한 분의 고객까지 감동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해드리고 싶다”는 유씨.
“현장 일선에서 케이블 공사를 위해 맨홀을 열어 어둠을 뚫고 들어가던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설렌다”는 유씨는 직업을 부름(Beruf, calling)이라고 표기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며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표출한다.
“타 직원들의 도움이 있기에 자신이 업무를 잘 수행 할 수 있다”는 유씨는 앞으로 컴퓨터 공부를 더해 주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지역의 진정한 일꾼으로 남길 희망하는 그, 다시 한번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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