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영농체험센터 또 빈껍데기 될라
갈대영농체험센터 또 빈껍데기 될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4.04.07 15:04
  • 호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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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나 토양 등의 자연환경을 나타내는 표지가 되는 식물 또는 식물 군락을 지표식물이라 한다. 그렇다면 금강하류 지역의 지표식물은 갈대일 것이다.


갈대는 금강하류에서 인간과 오랜 공생 관계를 맺어왔다. 인간이 배출한 유기물을 갈대가 흡수해 제 양분으로 삼았다. 또한 갈대는 강변에서 토양을 붙들고 있어 사람들이 물을 밀어내어 농경지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갈대 숲 사이로 위어가 올라와 알을 낳고 번식하면 사람들은 위어를 포획해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았으며 갈대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이거나 돗자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등 갈대는 금강하구 사람들에게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하굿둑이 막히며 바닷물이 들고나는 현상이 사라지자 육지와 강이 확연히 구분되어 갈대 서식지의 환경이 달라졌다. 그러나 다행이 신성리 갈대밭이 남아 본래 자연의 모습을 기억하게 해주고 있다.
신성리 갈대밭은 면적이 23만㎡로 우리나라에서는 4대 갈대밭으로 꼽히고 있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에 군은 2007년부터 모두 31억원을 투자해 여러 가지 구조물들을 설치해놓고 있다. 돌지 않는 풍차를 세워놓아 경관을 크게 헤치고 있는가 하면 육지화를 전제로 한 미로찾기, 오두막집이 있기도 하다.


이에 군은 많은 지적을 당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껍데기뿐인 갈대농경체험관을 2010년도에 완공해 운영에 들어갔다. 말이 갈대농경체험관이지 안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갈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물은 하나도 없다. 운영도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러한 갈대농경체험관 바로 앞에 더 큰 규모로 갈대영농체험센터를 짓는 공사가 지난 3월 31일 시작됐다. 국비와 군비가 반반씩 투입퇘 총 18억40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공사 현장에 반드시 설치하도록 되어있는 공사안내 표지판도 없어 마을 주민들조차 무슨 사업을 벌이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왕 시작된 사업이다. 이에 오는 7월 완공예정인 이 건물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운영방안을 수립하길 바란다. 지역주민들이 배제된 체험센터에서 무엇을 체험할 수 있겠는가. 관광지 개발은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일 것이다.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하기 바란다.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빈껍데기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성리갈대밭은 현재 빠르게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다. 올봄에도 육지식물의 번식을 막기 위해 갈대밭을 모두 태웠다. 그러나 이는 육지화를 더 촉진시킬 뿐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그런 만큼 갈대의 원형 보존에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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