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정 싣고 달리는 시골버스
따뜻한 정 싣고 달리는 시골버스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4.04.14 16:38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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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무사고 모범운전자, 서천여객 구재성 기사
▲ 서천여객 구재성 모범운전자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매일 아침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다.
버스를 놓치면 30리가 넘는 고갯길을 걸어 읍내까지 발품을 팔아야 하는 아주머니나 지각하면 선생님에게 호되게 맞아야하는 학생들은 서로 버스에 승차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 보면 버스 안은 금세 콩나물시루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버스 뒤에 매달려가다 차장에게 들켜 혼나는 학생, 큰 짐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아주머니,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곰방대를 피워 물던 할아버지 등 시골버스에는 우리들의 옛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금이야 인구 감소와 자가용 이용자의 증가로 버스는 학생들이나 할머니들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아직도 시골버스에는 도시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따뜻한 정이 남아있다.
“할머니 장 보고 오셔요? 아주머니 오랜만이네요!”
“장에서 산건데 이거하나 먹어봐~” 구재성 기사와 승객들의 대화 속에 훈훈한 인심이 묻어난다.
기사와 승객들 간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오가는 인사와 세상사는 이야기 속에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이다.


한겨울 눈 쌓인 새벽이나 장대비가 내리는 한밤중에도 위험을 감수하며 주민들의 발이 되고 있는 구재성 기사가 서천여객에 몸 담은지도 15년.
새벽 일찍부터 밤늦도록 손님들을 태우고 운전에 집중하다보면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법도 하지만 구재성 기사는 손님들에게 인상 한번 찡그리는 일이 없다.
구재성 기사가 시골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을 이웃사촌으로 대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늘 긍정적인 성격과 온화한 심성을 지닌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늘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구재성 기사는 노약자들이 버스를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구재성 기사는 “할머니들이 버스에 승차하며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안타까워 군에 노약자들이 편이 오르내릴 수 있는 버스가 필요하다고 건의를 한 바 있다”며 “서천군에도 노약자들이 편히 승차할 수 있는 버스가 조속히 도입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재성 기사는 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첫째, 버스가 승강장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이용객들 대부분이 조급증으로 인해 도로까지 나와 승차하다보니 제대로 정차하지 못하는데 이는 도로 정체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버스가 정차할 때까지 승강장에 대기하시다 승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둘째, 자가용들이 빨리가기 위해 버스를 무리하게 추월하거나 급정지를 삼가해 달라고 한다.
“일부 운전자들이 빨리가기 위해 버스를 무리하게 추월하는 경우와 추월 후 골탕을 먹이기 위해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버스 승객이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마음이라면 절대 그런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버스 안 승차 예절을 지켜 달라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이 음악의 볼륨을 높이거나 침 뱉는 행위, 고성으로 통화하는 행위,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드는 행위, 터미널 내을 무단 횡단하는 행위 등은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가 있다”며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 승차예절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구재성 기사는 “최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동일요금제 실시, 환승제 실시, 정복착용 등으로 서천여객이 작은 변화들을 꾀하고 있다”며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더 친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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