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약손이 되고 싶어요”
“주민들의 약손이 되고 싶어요”
  • 최현옥
  • 승인 2003.04.11 00:00
  • 호수 1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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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의 손길엔 어머니의 자상함이 묻어난다
최근에는 인식의 변화로 발이 대접받는 시대가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사람들에게 발은 천한 것으로 인식되며 남 앞에 발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줌으로 존경과 사랑을 표현했듯 발 마사지를 통해 지역 민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장항미용학원을 운영하는 정의성(41)씨. 그녀는 지난 2001년부터 서천여성농업인센터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여성농업인교육’에서 발 마사지를 무료교육 하고있다. 그녀의 교육은 현재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빛을 발하고 있다.
“나 요즘 들어 허리가 더 아픈데 어떻게 해야하지?”
정씨가 발관리 교육을 위해 마을회관에 들어서자 주민들은 마치 의사를 만난 듯 자신의 아픈 부분부터 털어놓는다. 주민들의 발을 세심하게 매만지며 그들의 아픈 부분을 헤아리는 그녀, 발은 주민과 교감의 통로이다.
“발 마사지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정씨는 “의료시설이 부족하고 경제적 여건이 넉넉하지 못한 농촌의 실정에서 발관리는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며 발관리의 저변확대와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발관리가 치매예방과 고혈압, 뇌졸중 등 중년과 노년기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에 대한 예방책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 주민들에게 하나의 지식이라도 더 전하고 싶은 정씨는 발 관리의 기본에서부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발관리 상식까지 강의한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전에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강의법에 따라 발관리를 하면서 피로가 풀리고 건강이 호전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이 크다는 정씨, 그녀의 손은 어느덧 주민들에게 약손이다.
정씨가 발에 관심을 갖은 것은 4년 전 신발 판매자에게 발 마사지를 받은 후부터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용이라는 부분이 얼굴이나 머리를 아름답게 매만지는 것에서 신체적 아름다움까지 확대되면서 피부 마사지, 발 마사지 등 분야가 광범위해지고 있다. 이에 미용분야에서는 발 마사지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교육하고 있지만 그녀가 발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발 마사지의 효험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그녀는 발관리에 더욱 관심을 갖으며 발관리 자격증을 취득하는가 하면 발관리가 가장 발달한 중국을 찾았다. 중국은 발 마사지가 치료의 한 부분으로 인정되면서 국가자격증과 학교가 있을 정도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 만해도 발 관리실이 퇴폐업소로 이미지가 실추됐지만 중국은 오히려 관광산업으로 자리잡으며 외화벌이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정씨는 발관리 저변확대를 일 순위 목표로 삼고 있다.
“자신에게 교육을 받고 타인에게 지식전달을 떠나 발관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정씨는 교육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식을 쌓고 있다. 그리고 교육을 받기 위해 열의를 다하는 주민들을 볼 때 책임이 막중하다.
“가끔 발관리가 손과 봉을 이용해 시술되는 것이라 힘이 많이 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힘을 얻는다”는 그녀는 앞으로 피부와 발을 전문 시술하는 곳을 운영하고 싶다.
7천2백개의 신경을 자극해 건강을 찾아주는 발관리. 정씨는 어머니의 자상함처럼 사랑과 보살핌으로 주민들에게 한발 더욱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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