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장항 활력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①도시재생과 부산 감천문화마을
■기획취재/장항 활력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①도시재생과 부산 감천문화마을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4.07.18 23:21
  • 호수 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시 감천동, 공동체예술 통해 달동네에서 관광지로 변모
군산 예속 심화되는 장항, 생태원·생물자원관 관광객 끌어들여야…

▲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장항미곡창고 전경
쇠퇴하고 낙후된 국내 도시들이 속속 도시재생을 통해 활력을 되찾고 있다. 국내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도시마다 지역의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 활용하거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활용해 활력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서천군 역시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장항읍을 장항화물역사-미곡창고-송림스카이워크와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을 연계한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을 추진 중에 있다. 뉴스서천은 서천발전의 성패와 직결된 장항이 도시재생을 통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국내외 선진지 취재를 토대로 7회로 나눠 제시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장항읍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미디어센터 등으로 활용 예정인 옛 장항화물역
심화되는 군산 예속

“장항이 살아나지 않는 한 서천 발전은 요원합니다”
뉴스서천 지면을 평가하는 장항 주민 박영규 독자평가위원의 말이다. 그의 지적처럼 장항읍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는 금강하구둑 개설과 군장대교 개설 등에 따른 전북 군산 예속화가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립생태원이나 장항 한솔제지, 풍농 등 지역기업체에 근무하는 회사원 대부분이 주거지를 군산에 두고 출퇴근하고 있다.

지난 3월 국립생태원이 뉴스서천에 공개한 생태원 근무자 117명의 비상연락망에 따르면 전체 인원의 1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15명만이 서천읍 등에 주소지를 두고 생활하고 있다. 나머지 90%는 군산에 주소지를 두고 출퇴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연구기관이 개원하면 서천군의 인구가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던 군의 예상이 빗나갔다. 연구기관 근무자들이 막상 내려와도 서천에서 마땅한 집을 구하기 어렵고, 아이들을 교육시킬만한 교육적 여건이 열악해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부인과 자녀를 서울에 두고 혼자 내려와 생활하거나 일부는 서천보다 모든 면에서 여건이 좋은 군산에 주거지를 두고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항을 포함한 서천발전을 서두르지 않는 한 경제력이 큰 군산 예속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소열 전 서천군수가 생태원 등 3대 대안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한해 12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장담했지만, 적어도 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이 개장된 현재 시점까지 개장 이후를 전혀 대비하지 않은 서천이 얻는 실익은 거의 없다. 오히려 군산이 서천의 생태원과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등을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 등 내실을 착실히 다지고 있음이 그간의 택지개발 등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항을 포함한 서천군이 군산의 위성도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경제의 활로가 될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을 찾는 많은 관광객을 장항읍으로 끌어들여 장항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시에 고용창출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최근 국토해양부로부터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선정된 군산시의 생태원-해양생물자원관 연계 전략에 말려 관광객을 고스란히 빼앗길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도크랜드 도시재생 사례

신도시개발 등에 밀려 쇠락한 구도심 활력 찾기 일환으로 각 지자체마다 도시재생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쇠락하고 낙후된 도시를 경제, 사회, 역사 문화적으로 부흥시키는 도시사업을 의미한다.
도시재생은 제일 먼저 산업혁명이 시작됐던 영국에서 시작됐다.
영국의 도크랜드는 런던에서 8km 떨어진 부두지역으로 1960년대 부두 노동자들의 파업과 컨테이너 도입으로 화물운송방식이 크게 바뀌면서 도시 실업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가 급격하게 침체됐다. 이에 따라 영국정부는 지난 1981년 템즈강 일대의 낙후된 항만지역을 재개발구역으로 정하고 이곳에 업무, 상업, 주거시설 등이 조성된 21세기형 복합산업단지로 조성했다. 17년간 사업비로 39억파운드 이상 투입된 이곳에는 도시재생을 통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변모됐고, 국제적기업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도시재생

국내에서 도시재생이란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1970년대 국내에서 재개발사업이 시작된 지 20년 만에 용어가 등장한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도시재생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라고 한다.

▲ 감천문화마을 초입에 설치된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진영섭 작)
국내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의 도시재생은 지난 2009년부터 부산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고 있는 지역작가들의 마을미술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부산의 대표적 달동네인 사하구 감천 문화마을의 도시재생은 마을주민참여형으로, 생활환경 개선사업과 공동체예술 사업 등 두 방향으로 추진됐다.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노령인구만이 사는 활력을 잃은, 빈집이 늘어가는 감천2동 마을 산복도로에 조형예술작품을 설치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공간의 창출을 통해 활기찬 산동네를 살리는데 목적을 두고 지난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길섶미술로 꾸미기를 시작했다.
감천2동은 지난 2009년 마을 미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꿈을 꾸는 부산이 마추픽추-길섶미술로 꾸미기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미로미로(美路迷路) 골목길 프로젝트인 콘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을 추진했다. 프로그램으로는 테마가  있는 집 프로젝트, 골목길 재생 프로젝트 추진으로 12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2012년에는 마을미술 프로젝트인 ‘감천문화마을 마추픽추 골목길 프로젝트’를 통해 기쁨 두 배 프로젝트 작품 10점을 빈집과 골목길에 벽화형식으로 그려 넣었다.

감천문화마을 공동체예술 사례

부산시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감천문화마을 생활환경사업을 추진했다.
샛바람 신바람 프로젝트라는 생환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마을을 쾌적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조성했고 이곳에 쌈지공원과 폐공가 및 위험 건축물을 철거하고 경로당을 새롭게 보수했다.

이어 부산시는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로 개선, 주민에게 일자리 제공을 목적으로 공동화장실 리모델링, 골목길 난간대 설치, 산제당 및 공동우물 보수, 쌈지공원 조성 등 ‘방가방가(放家芳家)’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시는 또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동안 임시거처인 순환주택 제공을 골자로 한 ‘홈마이홈 프로젝트’ 를 추진한 뒤 고지대 산복도로 일원 주거지역의 역사 문화 경관 등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자민참여형 마을종합재생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실제 주민들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도로경관 조명, 도로개설 등 주민생활기반 개선과 포토존, 천덕수 우물복원, 커뮤니티 광장 등 공동이용시설 설치, 작은 박물관과 작은 미술관, 담장 가꾸기, 홈페이지 제작 등 지역특화시설 설치 등 마을 가꾸기 사업에 참여했다.

▲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커뮤니티센터인 감내어울터에서 바라본 감천문화마을 전경
감천문화마을은 도시재생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 등지의 관광객도 꾸준히 찾을 정도로 부산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관광객들이 이곳을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요인으로 이곳에서 문화해설사로 참여하고 있는 김 아무개 해설사는 “주민들만의 개성 있는 색채감각과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걸어볼 수 있고 옛 모습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면서 “특히 감천 문화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하늘정원과 영화 속 배경으로 활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는 2010년 네버엔딩 스토리를 비롯해 슈퍼스타 감사용, 히어로, 그녀에게, 카멜리아 등이 있다.

부산 사상구는 감천 문화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 등을 아트센터 등에 지역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 판매하고, 판매한 수익금을 이 마을 생활환경 개선 사업 등에 재투자한다, 마을 주민들도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라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산하에 마을기업 사업단, 홍보단, 봉사단, 집수리사업단, 아트센터나 카페, 맛집 등 마을기업사업단 운영을 통해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천2동 주민 김영길씨는 “감천문화마을을 재미있게 둘러보기 위해서는 마을 입구 안내소에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쓰이는 마을지도를 구입한 뒤 카툰공방이나 어린왕자 포토 존 등을 둘러본 뒤 도장을 받는 스탬프 코스를 이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청주 상당구 중앙동의 쇠퇴상가 활성화와 청주시 흥덕구 사직2동의 쇠퇴주거 활성화 사업 등 근린재생형 도시재생 사례도 선진사례로 꼽히고 있다.
결국 장항읍의 도시재생은 부산 감천2동 문화마을에서 보듯 생태체험학습을 목적으로 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을 찾는 관광객들을 장항읍으로 끌어들여 장항의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군 생태도시과 한덕수 과장은 “장항은 도시재생특별법상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에 부합한 지역으로 미곡창고, 장항화물역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창조적인 어린이교육체험지구 조성을 통해 장항읍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